교원 복무규정을 위반하고 해외여행을 가 징계받은 대학교수들이 행정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대학교수 두 명이 학교를 상대로 낸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같은 대학에 근무하는 A·B 교수는 대학 복무규정과 해외여행 규정 위반을 이유로 2020년 교원 징계위원회로부터 감봉 1개월 처분을 받았다.

두 사람은 복무 규정에 있는 여행 허가 일수를 훌쩍 넘긴 여행을 다녀왔고, 해외여행 사전허가 및 보고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 복무 규정에는 ‘해외여행을 허가받고자 하는 교직원은 해외여행 승인신청서를 총장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돼 있다. 여행 기간은 학과장 이상 보직 교원은 2주를 넘을 수 없고, 일반 교원은 1개월 이내다.

A씨는 학교에 신고하지 않은 해외여행을 33회 다녀왔고, 여행 초과기간은 190일이었다. A씨는 2018년 자신이 맡고 있던 수업을 네 차례 다른 교수의 특강으로 대체하면서 해외여행을 가기도 했다. B씨는 신고하지 않고 여섯 번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여행 초과기간은 348일이었다. B씨는 총장이 해외여행을 허락하지 않았는데도 무단으로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교원의 복무 의무와 학문 연구 등의 업무는 방학 중에도 계속되기 때문에 방학 중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허가·승인 신청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한 것은 적합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허가·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상당한 기간 해외여행을 다녔고, 학기 중 해외여행으로 자신이 담당하는 수업을 4회에 걸쳐 특강으로 대체한 점 등을 고려하면 1개월 감봉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