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아오리 사과 본고장 아오모리는 '아오리둥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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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품종 아오리 사과, 국내선 파란색일 때 수확하지만 붉게 익어
수년 전 일본 아오모리현을 방문했을 때였다.
홋카이도 바로 아래쪽의 아오모리현은 항공기로 도쿄에서 1시간 20분 거리에 있는 고장으로, 청정한 자연환경 덕분에 관광 명소가 많다.
한 온천을 갔더니 온천물에 붉은색 사과가 둥둥 떠 있다.
신기한 장면이었다.
아오모리현 관광청 관계자는 아오모리에서 생산된 사과라고 말했지만, 사과 종류까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다만 '일본은 이렇게까지 아오모리 사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구나'하고 느꼈을 뿐이다.
아오모리는 일본 사과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사과 생산량이 많은 고장이다.
최근 매스컴을 달궜던 아오리 사과가 바로 아오모리에서 개발된 사과다.
이 사과는 아오모리 사과 시험장에서 '골든 딜리셔스'에 '홍옥'을 교배해 '아오리2호'라는 이름을 얻었다.
아오모리 사과가 확고부동한 명품 사과 이미지를 얻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을 때였다.
아오모리현은 1991년 태풍 19호의 매서운 바람에 90% 사과가 낙과하는 큰 손해를 입었다.
농가들은 크게 낙담했고, 지자체도 할 말을 잊었다.
사과 농업은 아오모리 전체 경제를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한 젊은 농부는 좌절하지 않고,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거센 태풍에 추풍낙엽처럼 대부분의 사과가 떨어졌지만, 끈질기게 매달려 있는 10% 사과의 모습이 그에게 영감을 줬다.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고 꿋꿋이 매달려있던 사과의 모습에서 대학 입시에서 떨어지지 않는 학생들의 모습이 오버랩됐다.
이 농부는 태풍을 이긴 채 달려 있던 10%의 사과를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는 '합격 사과'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아오모리 사과의 이러한 스토리는 매스컴을 타고 전국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후 아오모리의 사과들은 10배 넘는 가격으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합격 마케팅 덕분에 아오모리 사과 농가의 소득은 태풍 이전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이 케이스를 단순한 마케팅 승리로 흔히 회자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진심이 담긴 절실한 호소가 통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소비자들은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아오모리 사과의 감동에 지갑을 여는 것이다.
이런 아오모리 합격 사과 마케팅은 역발상을 통한 마케팅 전략 사례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아오모리와 같은 위치를 차지하는 곳은 경북 청송군이다.
청송 사과는 그 맛과 당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청송과 바로 인접한 안동 사과까지 청송 사과로 둔갑해서 팔릴 정도다.
올해 초 타지에서 생산된 사과를 청송 사과로 '박스 갈이'해서 팔다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적발된 양이 350t이나 된다.
적발되지 않은 양은 그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송 사과도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힌 계기가 있었다.
수년 전 한동수 전 청송 군수가 박강섭 전 코트파 사장 조언으로 청계천에 청송 사과를 떠내려가게 한 이벤트를 펼쳤다.
청계천에 둥둥 뜬 청송 사과 사진은 다음날 전 언론사 지면을 차지했고, 사람들 머릿속에 깊이 박혔다.
어쨌든 아오모리에서 개발한 아오리사과는 결국 붉게 익는다.
아오리 사과는 실제로 숙성되면 색상이 붉게 변하고, 늦여름에는 부분적으로 빨갛게 익은 상태에서 유통도 된다.
단지 성급하게 수확한 파란색 사과가 자주 유통될 뿐이다.
아오리는 붉게 익은 상태에서는 오래 유통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저온 창고에 보관해 냉장된 부사가 다음 해까지 문제없이 팔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연합뉴스
수년 전 일본 아오모리현을 방문했을 때였다.
홋카이도 바로 아래쪽의 아오모리현은 항공기로 도쿄에서 1시간 20분 거리에 있는 고장으로, 청정한 자연환경 덕분에 관광 명소가 많다.
한 온천을 갔더니 온천물에 붉은색 사과가 둥둥 떠 있다.
신기한 장면이었다.
아오모리현 관광청 관계자는 아오모리에서 생산된 사과라고 말했지만, 사과 종류까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다만 '일본은 이렇게까지 아오모리 사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구나'하고 느꼈을 뿐이다.
아오모리는 일본 사과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사과 생산량이 많은 고장이다.
최근 매스컴을 달궜던 아오리 사과가 바로 아오모리에서 개발된 사과다.
이 사과는 아오모리 사과 시험장에서 '골든 딜리셔스'에 '홍옥'을 교배해 '아오리2호'라는 이름을 얻었다.
아오모리 사과가 확고부동한 명품 사과 이미지를 얻게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을 때였다.
아오모리현은 1991년 태풍 19호의 매서운 바람에 90% 사과가 낙과하는 큰 손해를 입었다.
농가들은 크게 낙담했고, 지자체도 할 말을 잊었다.
사과 농업은 아오모리 전체 경제를 좌지우지할 만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 한 젊은 농부는 좌절하지 않고,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거센 태풍에 추풍낙엽처럼 대부분의 사과가 떨어졌지만, 끈질기게 매달려 있는 10% 사과의 모습이 그에게 영감을 줬다.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고 꿋꿋이 매달려있던 사과의 모습에서 대학 입시에서 떨어지지 않는 학생들의 모습이 오버랩됐다.
이 농부는 태풍을 이긴 채 달려 있던 10%의 사과를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는 '합격 사과'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아오모리 사과의 이러한 스토리는 매스컴을 타고 전국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후 아오모리의 사과들은 10배 넘는 가격으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합격 마케팅 덕분에 아오모리 사과 농가의 소득은 태풍 이전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이 케이스를 단순한 마케팅 승리로 흔히 회자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진심이 담긴 절실한 호소가 통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소비자들은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아오모리 사과의 감동에 지갑을 여는 것이다.
이런 아오모리 합격 사과 마케팅은 역발상을 통한 마케팅 전략 사례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아오모리와 같은 위치를 차지하는 곳은 경북 청송군이다.
청송 사과는 그 맛과 당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청송과 바로 인접한 안동 사과까지 청송 사과로 둔갑해서 팔릴 정도다.
올해 초 타지에서 생산된 사과를 청송 사과로 '박스 갈이'해서 팔다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적발된 양이 350t이나 된다.
적발되지 않은 양은 그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송 사과도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힌 계기가 있었다.
수년 전 한동수 전 청송 군수가 박강섭 전 코트파 사장 조언으로 청계천에 청송 사과를 떠내려가게 한 이벤트를 펼쳤다.
청계천에 둥둥 뜬 청송 사과 사진은 다음날 전 언론사 지면을 차지했고, 사람들 머릿속에 깊이 박혔다.
어쨌든 아오모리에서 개발한 아오리사과는 결국 붉게 익는다.
아오리 사과는 실제로 숙성되면 색상이 붉게 변하고, 늦여름에는 부분적으로 빨갛게 익은 상태에서 유통도 된다.
단지 성급하게 수확한 파란색 사과가 자주 유통될 뿐이다.
아오리는 붉게 익은 상태에서는 오래 유통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저온 창고에 보관해 냉장된 부사가 다음 해까지 문제없이 팔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