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평가에 "모델하우스는 금수도꼭지, 납품은 녹슨 수도꼭지"
'이준석 질문'에 말 아낀 尹에 "정무수석실 직무유기거나 대통령의 정치포기"
'尹과 만날건가' 질문에 "형식에 진정성이 있어야"
이준석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아"…朴 인용해 尹대통령 비난(종합)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18일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국민도 속은 것 같고 저도 속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와의 갈등을 거론한 뒤 "대통령께서 제가 인식하기로는 굉장히 통 큰 이미지 이런 게 강조되다 보니까 저런 거는 당연히 우리가 털고 갈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처럼 되니까 당황스러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면서 대표직을 박탈당했다.

그는 이에 반발해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전날 법원의 심리에 출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18대 총선 당시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이 당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자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고 했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이 XX 저 XX 하는 사람을 대통령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고 날을 세웠던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여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 100일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집을 분양했으면 모델하우스와 얼마나 닮았는지가 중요한데, (윤석열 정부의) 모델하우스엔 금수도꼭지가 (달렸고), 납품된 것을 보니 녹슨 수도꼭지가 (달렸다)"며 "그럼 분양받은 사람들이 열받는다"고 말했다.

'사기라고 느낄 것'이라는 지적엔 "지금 그런 지점이 있다"며 "대선 캠페인 때 '집권하면 어떤 사람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나'라는 질문을 하면 '이준석' 이름이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장제원·이철규·권성동을 얘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고, 제가 '호소인'이라고 표현한 분들 이름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누구 때문에 윤 대통령을 뽑았냐고 물으면 장제원·권성동·이철규·박수영·김정재·정진석 때문에 뽑았다는 (대답이) 나올까"라고 재차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했는데 어제 기자회견에서 정치인들에 대해 일일이 코멘트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질문엔 "그것도 문제"라고 했다.

이준석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아"…朴 인용해 尹대통령 비난(종합)
그는 "수많은 보좌진과 비서실이 대통령을 보좌하고, 정무수석실의 주요 업무가 그런 걸 파악하는 것"이라며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면 정무수석실의 직무유기요, 대통령이 파악할 의중이 없다는 것은 정치 포기"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대통령과 만나자고 하면 만날 건가'라는 질문에 "제가 선제안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 "전제 조건을 내세우는 타입은 아니지만 형식이나 이런 거에 진정성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이 전 대표는 자신에 대한 윤리위의 '당원권 6개월 징계'에 대해서도 "형사 절차를 통해서 제가 무혐의를 받으면 저는 징계의 효력에 대해서 다툴 것"이라며 "징계라고 하는 거는 가변성이 있기 때문에 6개월이 지속되는 여부도 지금 상황에서는 불투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항고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 전 대표는 '창당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엔 "없다"라면서 "창당은 오히려 다른 쪽에서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쪽은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인가'라는 질문엔 "'나는 일을 너무 잘하는데 당이 이상해서 내 지지율이 안 오른다'는 논리를 믿는다면 '나는 진짜 잘하는데 빛 보려면 창당해야겠네?' 이렇게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내 친윤그룹이 주도해 윤 대통령을 구심점으로 한 신당 창당 가능성이 있다는 뜻을 이 전 대표가 말한 것으로 해석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