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의 성공 비결은 가치 있는 대상의 거래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어준다는 점입니다. 앞으로도 거래 대상을 확장해 글로벌 종합 거래 플랫폼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선언했다. 두나무는 투자자들의 막대한 거래량을 안정적으로 소화해온 노하우와 풍부한 현금성 자산이 최대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올 들어 신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두나무의 사업 향방에 관심이 크다.
 그래픽=김선우 기자
그래픽=김선우 기자

◆효자 된 증권플러스·업비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업비트에서만 3470조원어치의 암호화폐가 거래됐다. 일평균 9조5000억원어치가 거래된 셈이다. 두나무는 업비트의 매매수수료를 바탕으로 암호화폐 거래량이 줄어든 올해도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 67.3%를 기록했다. 작년 증권사들의 영업이익률(20% 안팎)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두나무는 암호화폐 예적금 서비스으로 불리는 스테이킹과 대체불가능토큰(NFT), 메타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그동안 쌓아둔 투자자 데이터와 서버 운영능력을 바탕으로 관련 신사업 출시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NFT와 메타버스가 주목받자 업비트NFT와 세컨블록을 발빠르게 출시하기도 했다.

업비트NFT는 복제품이 많은 일반 NFT마켓과 달리 업비트의 자체 검토를 거친 NFT만 거래된다. 두나무는 아직 규모가 작은 NFT시장의 성장을 위해 신진 아티스트 후원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두나무가 작년 11월 베타서비스로 내놓은 세컨블록은 화상 채팅을 결합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화상 채팅 기능을 접목해 현실에서의 확장성을 극대화했다”며 “그룹존 설정이나 각종 오브젝트 기능을 통해 모임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가령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거나 사적인 모임, 고객 상담소, 대학 강의, 전시회 등 용도에 따라 공간을 만들고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 두나무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세컨블록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

국내외 자회사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 3월말 기준 두나무의 자회사는 두나무앤파트너스, 람다256 등 11곳이다. 람다256은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상 의무 준수사항인 ‘트래블룰’을 거래소들이 지키기 위해 베리파이바스프라는 솔루션을 출시했다. 현재 대부분의 거래소들이 베리파이바스프를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외에도 엔터테인먼트사(르)와 명품 시계 플랫폼(바이퍼) 등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두나무는 엔터테인먼트 기반의 글로벌 NFT 사업 확장을 위해 하이브아메리카와 함께 미국 내 합작법인 ‘레벨스’를 세웠다. 두나무는 글로벌 NFT 사업을 위해 작년 양사 지분을 맞교환했다. 두나무는 2021년 11월 하이브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7000억원을 투자했으며, 하이브도 같은 방식으로 두나무에 약 5000억원을 넣었다.

두나무 관계자는 “아트 기반 디지털 자산을 확보하고, 글로벌 NFT 플랫폼을 별도 설립하는 등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3년 이내에 명실상부한 글로벌 자산 거래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