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바 바이러스, 위암과 관계 있다"

감염 질환인 단핵구증(mononucleosis)을 일으키는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Epstein-Barr virus)가 위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위 선암(gastric adenocarcinoma)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핵구증은 주로 소아기에 EBV에 감염돼 발생하며 질병에 특이점이 없고 독감과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

성인이 감염되면 발열, 인후통, 목의 림프절 비대, 피로 등이 나타난다.

위 선암은 위의 가장 안쪽을 싸고 있는 점막에서 발생하여 혹의 형태로 커지면서 주로 위벽을 관통하고, 위 주위의 림프절로 옮겨가면서 성장한다.

프랑스 리용 소재 국제 암 연구소(IARC: 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의 카테린 드 마르텔 박사 연구팀이 1990~2021년 세계 37개국에서 발표된 위 선암 환자 총 6만8천908명이 대상이 된 220편의 연구 논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16일 보도했다.

분석 대상이 된 연구 논문은 절반 이상이 동아시아, 44편은 유럽, 21편은 남미, 16편은 북미에서 발표됐다.

위 선암 환자의 종양 세포 중 7.5%에서 EBV가 검출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러한 EBV 검출 비율은 지역에 따라 별 차이가 없이 비슷했다.

그 이유는 EBV가 위에서 BARF1 같은 마이크로RNA를 조절하는 유전자 발현을 통해 세포의 악성 전환(malignant transformation)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BV는 위암 외에도 비인두암, 비호지킨 림프종, 버킷림프종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소화기 내과 전문의 아드리에나 지리크 박사는 7.5%라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지만 세계적으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위암은 세계에서 발병률이 4번째로 높은 치명적인 암으로 2020년에는 세계에서 100만 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 77만 명이 사망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위장병학회 학술지 '임상 위장병학-간장학'(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