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尹대통령 첫 54분 회견…20분 국정성과 부각
질문 12개에 '스탠딩 답변'…도어스테핑 질문엔 활짝 웃으며 "계속하겠다"
이준석·지지율 등 현안 질문에는 즉답 피하며 '상황관리', "언론 쓴소리도 잘 경청"
광복절 경축사보다 길었다…尹, 모두발언서 '국민' 최다언급(종합)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자주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 연단에 섰다.

파란색 백드롭엔 '취임 100일 대통령에게 듣는다' 문구가 새겨졌다.

기자회견은 총 54분간 서서 진행됐다.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14분 더 길어졌다.

통상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사용됐던 프롬프터는 등장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 앞서 모두발언에 54분 중 약 20분을 할애했다.

향후 국정 방향 및 지난 100일의 성과를 부각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모두발언의 글자 수는 총 4천682자로 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3천620자)보다도 약 1.3배가량 많은 분량이었다.

당시 경축사를 읽는 데는 13분가량이 걸렸다.

주요 키워드로는 국민(20회)이 제일 많이 등장했고 경제(18회), 산업(16회), 정부(15회), 원전(10회), 규제(9회), 미래·혁신(8회), 민간(7회) 등이 이어졌다.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일 많이 등장했던 자유(33회)는 이번엔 5회 등장했다.

소득주도성장·탈원전 폐기부터 규제 혁신·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 등 경제 대책, 취임 초 한미정상회담·폴란드 방산 수출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또 "그동안 국민 여러분의 응원도 있고, 따끔한 질책도 있었다", "저부터 앞으로 더욱 분골쇄신하겠다"며 자세를 낮추기도 했다.

광복절 경축사보다 길었다…尹, 모두발언서 '국민' 최다언급(종합)
모두발언에 이어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이 이뤄졌다.

주제에 제한은 없었다.

총 120석이 마련된 기자석은 내·외신 기자들로 가득 찼다.

윤 대통령은 34분간 12개의 질문을 받았다.

강인선 대변인이 기자들을 지목하는 방식이었다.

사전에 질문자를 지정하지 않아 곳곳에서 기자들 손이 올라갔다.

첫 질문은 최근 들어 내림세인 지지율이었다.

"지지율이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대통령에게 표를 준 사람들의 절반 가까이가 석 달 만에 떠나간 이유를 어떻게 분석하는지 원인 세 가지만 꼽아달라"는 내용이었다.

윤 대통령은 "세 가지를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고요"라고 운을 뗀 뒤 "지지율 자체보다도 여론조사에 나타난 민심을 겸허하게 받드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광복절 경축사보다 길었다…尹, 모두발언서 '국민' 최다언급(종합)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이 답변 내용이나 태도 때문에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 계속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는 활짝 웃음을 지은 뒤 "결론부터 말하면 계속하겠다"고 답했다.

사실상 질의응답 중 보인 유일한 미소였다.

윤 대통령은 답변 내내 일정한 톤과 표정을 유지했다.

과거 도어스테핑에서 종종 민감한 질문이 나왔을 때 목소리를 높이거나 격앙된 듯한 모습은 없었다.

'다소 껄끄러운 질문일 수도 있다'며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을 연일 지적하는 데 대한 입장을 물을 때에는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이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와의 갈등 문제가 기자들의 주요 예상 질문으로 꼽혔던 만큼 미리 답변을 준비해둔 듯한 모습이었다.

다소 뒷줄에서 질문하던 기자가 시야에서 잘 보이지 않자 "우리 기자님 어디 계시죠?"라고 묻기도 했다.

광복절 경축사보다 길었다…尹, 모두발언서 '국민' 최다언급(종합)
강 대변인이 말미에 기자회견을 끝내려고 하자 윤 대통령이 "아 잠깐만 아까 그 뭐야"라며 산업현장에서의 노조 투쟁과 관련한 질문에 추가 답변을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언론을 향해 "민심을 가장 정확하게 읽는 언론 가까이에서 제언도 쓴소리도 잘 경청하겠다.

이번에 열린 기자간담회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는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뒤 퇴장했다.

기자회견에는 김대기 비서실장 및 최상목 경제·이진복 정무·안상훈 사회·최영범 홍보·강승규 시민사회 수석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및 김태효 안보실 1차장 등 대통령실 참모 8명이 배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