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여전채 시장 얼어붙자…우량기업 CP발행 100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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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CP통한 자금조달 확대
올 최상위등급 잔액 30조 급증
"자본시장 왜곡 우려" 지적도
올 최상위등급 잔액 30조 급증
"자본시장 왜곡 우려" 지적도
우량 기업들이 단기 자금조달 수단인 기업어음(CP) 시장을 찾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회사채·여전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CP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늘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최상위 신용등급(A1) 일반 CP 발행 잔액은 지난 10일 기준 100조973억원에 달했다. A1등급 CP 발행 잔액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량 기업의 CP 발행 잔액은 올 들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A1등급 CP 발행 잔액은 △2019년 41조1821억원 △2020년 50조6245억원 △2021년 69조5797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들어 CP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면서 발행 잔액이 30조원 이상 더 늘었다.
특히 카드사 및 캐피털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가 단기물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우량 기업 CP 발행 잔액이 급증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전사들이 기존 자금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대신 CP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AA+인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전날 연 4.354%로 마감했다. 올 들어서만 2%포인트 넘게 뛰어 10년 만에 연 4%대를 돌파했다.
일반 기업들도 CP를 회사채 대체 수단으로 선택하고 있다. CJ ENM, 현대백화점, 호텔롯데 등이 지난달부터 만기 6개월 이상 CP를 발행했다.
전문가들은 CP 발행 급증세가 이어지면 자본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CP는 만기가 1년 이상이면 투자 위험요인 등을 적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회사채처럼 수요예측(사전 청약)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회사채와 달리 기관투자가 모집 과정에서 발행 기업의 ‘명성 악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발행 기업의 장·단기 신용등급 불일치도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힌다. 신용등급이 20단계(AAA~D)로 세분화된 회사채와 달리 CP는 12단계(A1~D)에 그친다. 이 때문에 장기 신용등급(회사채)과 단기 신용등급(CP)의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사례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최상위 신용등급(A1) 일반 CP 발행 잔액은 지난 10일 기준 100조973억원에 달했다. A1등급 CP 발행 잔액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량 기업의 CP 발행 잔액은 올 들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A1등급 CP 발행 잔액은 △2019년 41조1821억원 △2020년 50조6245억원 △2021년 69조5797억원으로 증가했다. 올 들어 CP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면서 발행 잔액이 30조원 이상 더 늘었다.
특히 카드사 및 캐피털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가 단기물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우량 기업 CP 발행 잔액이 급증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전사들이 기존 자금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대신 CP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등급 AA+인 여전채 3년물 금리는 전날 연 4.354%로 마감했다. 올 들어서만 2%포인트 넘게 뛰어 10년 만에 연 4%대를 돌파했다.
일반 기업들도 CP를 회사채 대체 수단으로 선택하고 있다. CJ ENM, 현대백화점, 호텔롯데 등이 지난달부터 만기 6개월 이상 CP를 발행했다.
전문가들은 CP 발행 급증세가 이어지면 자본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CP는 만기가 1년 이상이면 투자 위험요인 등을 적은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회사채처럼 수요예측(사전 청약)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회사채와 달리 기관투자가 모집 과정에서 발행 기업의 ‘명성 악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발행 기업의 장·단기 신용등급 불일치도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힌다. 신용등급이 20단계(AAA~D)로 세분화된 회사채와 달리 CP는 12단계(A1~D)에 그친다. 이 때문에 장기 신용등급(회사채)과 단기 신용등급(CP)의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사례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