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김형록 2차장이 총괄…대검과 지검 내 타 부서 검사도 참여
"선거 사건 공소시효 고려한 조치"…두 사건 연관성 수사 본격화 해석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고발 사건과 쌍방울 그룹의 횡령 등 혐의 사건을 별건으로 수사하던 검찰이 두 사건을 통합 수사할 수사팀을 꾸린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이재명 변호사비'·'쌍방울 횡령 혐의' 통합 수사 돌입
11일 연합뉴스 취재 결과 수원지검은 최근 김형록 2차장검사를 팀장으로 하고,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와 공공수사부(정원두 부장검사)가 참여하는 수사팀을 편성했다.

기존의 개별적으로 수사를 진행해 온 두 사건 수사부서를 통합·확대한 것으로, 이 수사팀에는 대검찰청 및 지검 내 타 부서 검사들도 파견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이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은 수원지검 공공수사부가, 쌍방울 그룹의 횡령 등 혐의 사건은 같은 지검 형사6부가 담당하며 각각 관련 기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는 등 별도로 수사를 진행해 왔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은 이 의원이 경기도지사로 재임 중이던 2018년 이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쌍방울 그룹의 전환사채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가 대납 됐다는 의혹이다.

작년 말 시민단체 깨어있는시민연대당과 국민의힘 등이 의혹과 관련해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

쌍방울 그룹의 횡령, 배임 및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사건은 검찰이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이 그룹의 '수상한 자금 흐름' 관련 자료를 넘겨받으면서 시작돼 진행 중이다.

검찰, '이재명 변호사비'·'쌍방울 횡령 혐의' 통합 수사 돌입
이런 가운데 이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에 쌍방울 그룹이 거명되면서 두 사건 사이의 연관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검찰은 그동안 '선입견 없이 철저하게 수사할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번 수사팀 역시 이 의원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을 비롯해 공공수사부가 담당하고 있는 각종 선거법 위반 사건 공소시효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점을 고려해 수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두 사건 합동 수사로 쌍방울 그룹의 자금 흐름을 면밀하게 들여다본 형사6부 인력들이 이 의원 고발 사건도 지원하게 되면서 사실상 두 사건의 연관성을 염두에 둔 수사가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형사6부 현직 수사관이 전직 수사관 출신인 쌍방울 그룹의 모 임원에게 수사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 것도 이 수사팀 편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사 기밀 유출 의혹이 불거진 뒤 현재 수사팀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진데다가 대검에서 감찰 인력을 수원지검으로 보내면서 현재 수사팀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오자 합동 수사로 불신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강력한 수사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두 사건을 별도로 진행하던 부서를 하나의 팀으로 편성한 것"이라며 "해당 사건들을 유기적으로 협력해 더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