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서만 피해 신고 99건 접수, 전북지사 "과할 정도로 대응하라"
산불피해 지역 방수포 깔아 대비, '백중사리' 서해안 시군 비상 근무
[집중호우] 최대 120㎜ 더 내린다…충청·남부지방 지자체 대비 분주
수도권에 머물며 많은 비를 뿌린 정체전선이 남하하면서 충청과 남부지방 지자체들이 폭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단체장을 비롯한 지자체 공무원들은 침수 피해 현장을 찾거나 밤샘 대비 태세에 나서는 등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11일 호우 특보가 내려진 익산과 군산을 잇달아 찾았다.

이날 오전에만 익산은 120.6㎜, 군산은 190㎜의 많은 비가 각각 내려 도로와 주택, 상가 등이 침수됐다.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도내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군산시에는 99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도로 침수 50건을 비롯해 주택과 상가 침수 29건, 농경지 피해 4건, 차량 침수·축대 유실 각 1건, 기타 14건 등이다.

김 지사는 "피해 지역은 배수관로 정비가 안 돼 잦은 침수가 발생하는 곳으로 안다"며 "지자체와 협의해 빠른 일상 회복이 가능하도록 신속히 복구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에게는 "도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에는 과할 정도로 해야 한다"며 "선제적으로 과감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집중호우] 최대 120㎜ 더 내린다…충청·남부지방 지자체 대비 분주
이날 오전부터 정체전선 영향권에 들어간 대구·경북지역도 시간당 최대 5∼10㎜의 비가 내리고 있다.

지난 3월 발생한 대형 산불로 나무들이 불탄 울진군은 급경사지에 방수포를 까는 방식으로 집중호우에 따른 토사 유실과 산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산과 민가가 가까운 30곳에는 민가 쪽으로 잿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돌림수로를 내고 임시 침사지를 설치했으며, 쓰러진 피해목 6천여 그루는 미리 제거했다.

전남도 또한 집중호우에 대비해 22개 시군 재난부서장과 취약계층이 사는 반지하주택과 저지대 등을 긴급 점검하고 있다.

특히 전남지역은 2020년 집중호우로 인한 섬진강 범람으로 인근 지역이 물에 잠기는 등 큰 피해를 본 적이 있어 재해예방 활동에 더 신경 쓰는 모습이다.

도는 날씨에 따라 예경보시설을 활용한 기상 상황 수시 전파, 산사태·침수 우려 저지대 등 주민 대피, 논밭 물꼬 작업 금지 통보 등도 수시로 해 인명·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집중호우에 바닷물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는 '백중사리'(대조기)까지 겹친 서해안 지역 지자체들은 당장 비상 근무에 들어갔다.

태안·보령 등 서해안 시·군에 따르면 12∼15일이 백중사리 기간으로, 특히 13일과 14일 이틀간은 최고조에 이른다.

해수면 높이가 13일 720㎝와 14일 721㎝까지 올라가고, 만조 시간이 이른 새벽인 오전 4∼6시여서 저지대 침수 우려가 크다.

이들 시군은 백중사리 기간 피해 예방을 위해 비상 근무에 들어가 만조 때 바닷물이 넘어올 수 있는 방조제와 배수갑문 등을 긴급 점검하고 바닷가 마을과 농지 침수 등에 대비할 계획이다.

침수 우려 지역에 대한 주민과 관광 및 낚시객 등의 출입 자제와 주차금지를 유도하고 해안가 공사장 및 위험지역에서의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

[집중호우] 최대 120㎜ 더 내린다…충청·남부지방 지자체 대비 분주
기상청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는 12일까지 충청남부·호남·경북북부에 30~100㎜, 충청북부·경북남부에 10~60㎜, 경기남부·강원중부·강원남부·경남·제주에 5~40㎜, 서울·인천·경기북부에 5㎜ 미만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호남에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은 강수량이 12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세진 손대성 여운창 정찬욱 정경재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