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먼저 건져가 전략자산 분석할까 서둘러 회수
강풍에 빠진 美F-18 함재기 한달 공들여 해저에서 건져
미군이 강풍 때문에 항공모함에서 떨어져 바다에 빠진 전투기 1대를 한 달간 특수작업 끝에 회수했다.

미국 해군은 8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대서양에 투입된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에 배치됐다가 지난달 3일 바다에 가라앉은 F-18 슈퍼호넷을 이달 3일 건져 올렸다고 밝혔다.

해군은 사고 당시 날씨가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험했다며 해당 전투기가 항모에 실려있다가 '바람에 날려' 바다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전투기가 가라앉은 곳의 수심은 2.9㎞에 달했다.

해군은 전투기를 건지려고 수중작업, 해양구조, 잠수 등 전문분야 요원으로 팀을 꾸려 회수 작전을 진행했다.

별도 특수선박을 투입해 원격조종 장치로 가라앉은 전투기에 줄을 묶은 뒤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심해에서 건진 전투기는 근처 미군 시설로 일단 옮겼으며 미국 본토의 미군 시설로 보낼 예정이다.

함재기가 바다에 추락하는 사고는 종종 있었다.

그때마다 미군은 사고가 안보 문제로 번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습에 공을 들인다.

중국, 러시아 등 전략적 경쟁국이 전투기를 가져가 분석해 대응체계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 11월에는 영국 해군의 F-35B 라이트닝이 지중해서 영국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에서 이륙한 직후 바다에 떨어져 가라앉았다.

미국, 영국 등 서방 안보동맹은 러시아가 F-35를 건져가면 최첨단 전략자산의 기술이 유출된다며 즉각 대응했다.

올해 1월에는 남중국해에서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에서 F-35C가 내려앉다가 갑판에 충돌한 뒤 바다에 빠졌다.

미군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이 전투기를 인양할 권리를 내세울 가능성을 우려하며 회수 작업을 서둘렀다.

중국 외교부는 미군 함재기가 바다에 빠지는 일이 처음이 아니라며 중국은 미군 비행기에 관심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