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기술기업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 경고에 혼조세를 보였다.

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07포인트(0.09%) 오른 32,832.5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13포인트(0.12%) 하락한 4,140.06을 나타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3.10포인트(0.10%) 밀린 12,644.46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적과 오는 10일 나오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 등을 주시했다.

기술기업 엔비디아가 2분기 매출이 당초 제시했던 가이던스(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밝히면서 나스닥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기술 기업들에 악재로 작용했다.

엔비디아는 예비 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게임 부문 매출이 크게 줄어 전체 매출이 6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이자 이전 가이던스인 81억 달러를 밑돈다.

엔비디아는 오는 24일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실적 경고에 반도체 관련주들이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6% 이상 하락했고, AMD와 램 리서치의 주가는 2% 이상 떨어졌다.

다만, 지난주 나온 7월 고용 보고서 이후 경기 침체 우려는 완화됐다.

이는 기업들의 실적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의 87%가 2분기 실적을 내놓았으며, 이 중 75%가 예상치를 웃도는 주당순이익(EPS)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나온 기업들의 순이익을 토대로 2분기 EPS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분기 말에 예상됐던 4.0%보다 높아진 것이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실적에 반영됐을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실제 2분기 순이익 증가율은 2020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당초 예상보다 덜 부진한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10일에 나올 7월 CPI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7월 CPI 전년대비 증가율이 8.7%로 전달의 9.1%에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한다는 뚜렷한 징후가 나타날 경우 연준의 고강도 긴축은 완화될 수 있다.

미 금리 선물시장은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65%까지 반영하고 있다.

이는 1주일 전의 29%에서 크게 높아진 것이다.

앞서 미국 상원이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투자와 부자 증세 등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도 나왔다.

이 법안은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0% 감축하기 위해 에너지 안보 및 기후 변화 대응에 3천690억 달러(약 479조 원)를 투자하고 이를 위한 재원 마련 차원에서 대기업에 최소 15%의 법인세를 부과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법안인 '더 나은 재건'(BBB) 법안을 축소 수정한 것이지만, 18개월 만에 법안이 마침내 통과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P500지수내 부동산, 자재(소재), 에너지, 통신 관련주가 올랐고, 기술, 금융, 산업 관련주는 하락했다.

개별 종목 중에 기술기업 팔란티어의 주가는 시장의 예상과 달리 분기 손실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14% 이상 하락했다.

화이자의 주가는 회사가 바이오 제약업체 글로벌 블러드 테라퓨틱스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도 0.6% 올랐다.

글로벌 블러드의 주가는 4% 이상 올랐다.

뉴욕에 상장된 독일 제약업체 바이오엔테크의 주가는 회사의 분기 순익과 매출이 모두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에 7% 이상 하락했다.

생활용품 판매업체 베드배스앤드비욘드의 주가는 레딧의 주식 토론방인 '월스트리트베츠'에서 또다시 회자하면서 40%가량 폭등했다.

최근 들어 공매도 잔고가 많은 '밈 주식'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는 모습이다.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전장에서도 30% 이상 급등했다.

AMC 엔터테인먼트의 주가도 지난 5일 18% 이상 오른 데 이어 이날도 8% 이상 상승했다.

게임스톱의 주가는 8%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약세장이 끝났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은 보고서에서 "금요일 나온 강한 고용 보고서로 볼 때 기업들은 아직 이윤을 보호하기 위해 고용을 줄이지 않고 있으며, 이는 연준의 변화도 늦춰질 것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시장의 (최근) 랠리가 강력했으며, 이러한 랠리는 투자자들에게 약세장이 끝나, 더 나은 시기를 고대하게 만들었다"라며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고점에 이르렀다는 이유로 공습경보를 해제하는 것은 시기상조다"라고 경고했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해트필드 창립자는 마켓워치에 "인플레 감축 법안에 수혜를 입은 환경 관련주의 모멘텀으로 (증시가) 강한 출발을 했다"라며 "그리고 (S&P500지수가) 4,180 저항선 근방에서 멈춰 섰으며, 모두가 CPI를 기다리고 있다.

지수는 (지표가 나오는) 수요일까지 매우 좁은 거래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34.5%에 달했다.

전장의 32%에서 소폭 올랐다.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65.5%로 전장의 68%에서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4포인트(0.66%) 오른 21.29를 기록했다.

뉴욕증시, 엔비디아 경고에 혼조…나스닥 0.10%↓마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