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여론조사…기시다 지지율 지난달보다 8%P↓
기시다, 자민당 의원들에게 통일교와 관계 정리 지시
일본 유권자 87% "정당·정치인, 통일교 관련 설명 미흡"(종합)
일본 유권자 대부분은 자국 정치권이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가정연합)와의 관계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달 5∼7일 18세 이상 유권자 1천35명(유효 응답자)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정당과 국회의원이 가정연합과의 관계에 대해 설명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87%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고 9일 보도했다.

설명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답변은 8%에 그쳤다.

지난달 8일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어머니가 가정연합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엉망이 됐다'고 범행동기를 밝힌 이후 일본 내에선 가정연합과 정치권, 특히 자민당과의 관계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자민당 의원 중에도 최대 파벌인 '아베파' 소속 의원 다수가 가정연합으로부터 선거 지원이나 기부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요미우리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후미오 내각 지지율은 57%로 지난달 조사(7월 11∼12일) 대비 8%포인트 하락했다.

정부의 고물가 대응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71%에 달했고,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지난달 64%에서 52%로 8%포인트 하락했다.

기시다 총리의 아베 전 총리 '국장'(國葬) 결정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49%, 부정적인 평가 46%로 엇비슷했다.

요미우리는 "가정연합, 코로나19, 고물가 대응에 대한 불만이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을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시다 총리는 여론을 의식했는지 가정연합과의 관계를 사실상 정리하라고 주문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8일 열린 자민당 임시 간부회의에서 가정연합과의 관계를 점검하고 적정하게 바로잡을 것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지시했다.

그는 9일 나가사키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다음 날 단행할 개각 및 자민당 간부 인사와 관련해 가정연합과의 관계를 "스스로 점검해 엄정하게 시정하는 것이 새 각료나 당 간부의 전제가 될 것이다.

철저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