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을" vs "내년 초'…전대 개최 시기 놓고는 엇갈린 셈법
'임기 2년' 가닥 속 주자들 몸풀기 경쟁…安 "역할 마다않겠다" 스타트
與 비대위 전환에 빨라진 차기 당권시계…'공천권 쥔 막강파워'
국민의힘이 9일 5선의 주호영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에 임명하면서 차기 당권 경쟁도 막이 오르는 모양새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되는 당 대표의 임기는 '2년'으로 내부 흐름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그렇게 되면 2024년 총선 공천권을 갖는 막강한 '파워'를 갖게 되는 만큼 당권 경쟁도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원내·외 인사 가릴 것 없이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황에서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놓고는 각자 셈법이 다르다.

비대위가 정식 출범해 전대 시기와 연동돼 있는 비대위 활동 기한 관련 논의에 시동을 건다면 당권 주자들 간 물밑 경쟁에도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원내에서는 차기 당권주자로 꼽혀 온 김기현·안철수 의원이 일찌감치 몸풀기에 들어갔다.

김 의원과 안 의원은 각각 공부모임과 토론회를 열었고, 행사 때마다 의원 30명~50명이 모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세 과시를 해왔다.

공개적으로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던 안 의원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이날 본인이 주최해온 토론회 후 '당권 도전할 의사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 역할이 있다면 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안 의원은 이날 연금개혁에 대한 토론회에서 "정치권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론화를 거쳐서 구체적 제도화에 전국민이 합의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직 출신으로서 민·당·정 토론회를 통해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김 의원 측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강연자로 참석할 예정이었던 오는 24일 '혁신24 새로운미래' 공부모임을 잠정 취소하는 것을 고려하는 등 속도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비대위 체제 전환으로 당권 경쟁이 시작된 상황에서 세몰이 시선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대신 김 의원은 다른 의원이 주최하는 공부모임에 참석하거나 지역을 방문, 청년과의 만남을 진행하는 등 외부 활동을 계획하며 당권 주자로서의 행보를 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도 차기 당 대표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원외 인사로는 나경원 전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이 거론된다.

나 전 의원은 이 대표 선출 때 2등으로 고배를 마셨다.

이밖에도 내년 초 전대를 열 경우 내각에 몸담고 있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차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각에선 징계를 받은 이준석 대표가 명예회복 차원에서 전대에 도전장을 다시 내거나, 특정 후보를 밀 가능성도 제기된다.

與 비대위 전환에 빨라진 차기 당권시계…'공천권 쥔 막강파워'
당내 시선은 전당대회 시기에 쏠려있다.

전대 시기를 두고 각 당권주자의 정치 시간표와 맞물려 셈법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당 안팎에서는 '9월 말~10월 초' 전대와 '내년 4월 전·후' 전대로 의견이 양분된 상태다.

가을 전대를 주장하는 측은 최대한 빨리 새 지도부를 세워 당 혼란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란 논리를 펴고 있다.

내년 초 전대론자들은 9월 정기국회와 10월 국정감사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속 사정은 조금 다르다.

올해 가을 전대론자들은 전대 시기가 내년 초로 넘어갈 경우 경쟁자가 불어나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김 의원이 대표적 조기 전대론자다.

김 의원은 앞서 여러차례 이번에 출범할 비대위의 성격에 대해 "빠른 조기 전당대회를 준비할 수 있는 형태가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권 원내대표와 정 부의장 등은 전대가 내년에 개최돼야 출마 길이 열린다.

지난 4월 선출된 권 원내대표의 임기는 내년 4월까지고, 정 부의장 임기는 올해 12월까지다.

지난 5월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입각한 원희룡·권영세 장관도 후임자 물색과 재임 기간 등을 고려하면 올 가을 전대 출마는 빠듯하다.

지난 6월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이준석 대표도 내년 1월 초에야 활동 제약이 풀린다.

비대위 출범으로 사실상 해임 상태인 이 대표로서는 전대 출마로 명예회복을 꾀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