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프리카 케냐에서 9일(현지시간) 대선·총선이 전국 4만6천229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열렸다.

이날 오전 6시 문을 열 예정이던 수도 나이로비의 한 투표소에서는 수백 명의 유권자가 한 시간 이상 투표 지연을 이유로 거세게 항의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총 4명의 후보가 나선 이번 대선의 유력 후보인 라일라 오딩가 전 총리와 윌리엄 루토 현 부통령은 서로 '상대방이 선거 부정을 꾀하지 않으면 결과에 승복'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현지에는 개표 부정 시비로 최소 1천100명이 숨진 지난 2007년 대선의 아픈 기억이 여전히 남아있다.

주(駐)케냐 한국대사관은 동포 안전 카톡방을 통해 이번 선거 기간 영사민원실 운영을 일주일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영사과는 그러면서 사전에 식료품 등 필수용품을 마련하고 자택에 머물 것을 권고하는 한편, 사태 발생 시 공관이 마련한 특정 장소로 대피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대사관은 또 선거 관련 현지 분위기와 돌발 상황을 수시로 교민들에게 알리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앞서 케냐 정부는 이번 선거가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공정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발표하면서도 경찰 15만여 명을 각지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과거처럼 선거 전 피신행렬이나 '패닉 바잉(사재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선거 전날인 8일 지방 도시 몸바사와 카카메가 등 투표소 네 곳에서 주지사 투표용지가 뒤바뀌고 장비가 도난당하는가 하면, 미리 기표가 된 용지를 운송하던 경관 2명이 체포됐다.

이번 선거의 공식 결과는 일주일 이내에 발표될 예정이다.

대선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30일 이내에 결선 투표가 치러진다.

케냐 대선 투표 지연 항의…한국대사관, 교민 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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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