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셔틀버스, 도보 등 백태…인근 골목주차·유료주차도
첫날 셔틀버스 이용자 20여명 불과… 김 지사 "잘 설득할 것"

김영환 충북지사가 도청 내 주차장을 폐쇄해 도민과 직원들의 문화·휴식공간으로 제공하기 위한 실험에 착수했다.

충북도는 8일 본청 직원 1천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차 없는 청사'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김영환표 혁신' 충북도청 주차장 임시폐쇄…직원들 출근전쟁
도는 본관 앞, 서관 앞뒤, 동관 앞뒤 등의 주차장을 통제하고 민원인과 장애인·임신부 직원만 신관 뒤와 농협 옆 공간에 차를 대도록 하고 있다.

전체 377면의 주차면 중 106면만 개방한 것이다.

하지만, 주차된 차량이 106대를 넘어도 민원인에게는 주차를 허용할 방침이다.

주차장법에 근거한 청주시 주차장 조례에 따른 도청의 법정 주차대수는 322대이기 때문이다.

도는 오는 12일까지로 예정한 차 없는 청사 시범운영 기간의 직원 출퇴근 대책으로 기존 5개소 315면인 외부임차주차장 규모를 12개소 470면으로 늘렸다.

또 도 본청이 소유한 버스 3대와 농업기술원·보건환경연구원·청남대·자치연수원 소유 버스를 출퇴근용 셔틀버스로 투입했다.

산하기관 버스 4대는 본청 직원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청주상공회의소, 대현지하상가, 도청 서문 맞은편 등 도청 인근도 운행하도록 했다.

'김영환표 혁신' 충북도청 주차장 임시폐쇄…직원들 출근전쟁
그러나 첫날 셔틀버스 이용은 저조했다.

휴가 시즌인데다 기존 출근 시간보다 셔틀버스 운행 시간이 늦어 이용자는 김 지사를 포함해 20여명에 그쳤다.

거주지에 셔틀버스가 다니지 않거나 원거리에 거주하는 직원들은 이른 아침부터 한바탕 '출근전쟁'을 치러야 했다.

청주 분평동에 사는 6급 직원 A씨는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집에서 나와 시내버스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급한 김에 택시를 타고 출근한 직원들도 많았다.

불가피하게 차를 가지고 와야 하는 원거리 거주자 등은 유료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거나 도청 인근에 차를 댈만한 한적한 골목을 찾느라 분주했다.

배우자 차량을 이용하거나 '카풀 출근'하는 직원들도 목격됐다.

'김영환표 혁신' 충북도청 주차장 임시폐쇄…직원들 출근전쟁
차 없는 청사는 김 지사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사무실·휴게공간 재배치, 옥상정원 조성 등과 함께 추진하는 주요 사업이다.

그러나 완전한 형태의 '차 없는 도청'이 자리 잡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범운영이 끝난 뒤에도 주차장을 106면만 개방하면 주차장법 위반이다.

법정 주차장(322면)을 확보하지 않았다는 민원이 제기되면 청주시가 단속에 나설 수밖에 없다.

관련 법을 지키면서 차 없는 도청'을 실현하려면 도청 경계선으로부터 300m 이내에 청주시 조례에 부합하는 322면 이상의 대체 주차장 조성을 선행해야 한다.

도는 시범운영 기간에 나타난 문제점 보완과 함께 차 없는 도청 실현을 위해 신관 뒤 주차장 부지나 도청 주변에 주차타워를 조성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표 혁신' 충북도청 주차장 임시폐쇄…직원들 출근전쟁
김 지사는 페이스북과 인터뷰를 통해 "조금만 참고 도와주면 문화가 있는 아름다운 도청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도청이) 우리들의 일터이자 쉼터가 되고 도민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계속)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도청을 문화공간으로 만들도록 잘 설득해 보겠다"고 했다.

앞서 노조는 "시범운영 후 직원들을 대상으로 차 없는 도청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고, (노출된 문제점에 대한) 분명한 대책이 없으면 무기한 반대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