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역사·터미널서도 생중계 시청…"과학 지원 확대해야"
"경이롭고 자랑스러운 순간"…달로 떠난 다누리에 환호
한국의 첫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가 5일 달로 향하는 여정을 시작했다.

오전 8시 8분, 다누리가 지상을 출발하는 순간 출근길 시민들은 잠시 분주한 걸음을 멈추고 곳곳에서 TV 생중계에 집중했다.

원주에 가기 위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을 찾은 배모(75) 씨는 "이 정도로 기술이 발달했다는 게 자랑스럽다.

세계 7위까지 간다니까 영광스럽고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뿌듯해했다.

배 씨는 "달을 탐사한다니 경이롭고, 과학자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국가가 보호하면서 계속 지원도 해야 한다"고 했다.

터미널을 지나던 시민들은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허리를 세우고 TV를 응시했다.

발사 장면을 1초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앞에 사람이 지나가자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기도 했다.

짐을 옮기던 터미널 직원도 잠시 멈춰 화면을 응시했다.

발사 장면을 보던 정주은(15)양은 "누리호 발사 때는 '한 발자국 나서는구나' 정도였다면 다누리는 전문적으로 우주를 관찰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궤도를 돌 거면 언젠가 행성 구성 요소 분석까지도 이뤄지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12월까지 관심 있게 보려고 한다"며 "우주 분야에서도 각 나라와 협력관계가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같은 시각 서울역 대합실에서도 세 개 모니터로 다누리 발사 장면이 중계되고 있었다.

시민들은 긴장감 속에 TV를 응시했고, 발사 순간 30여명이 "와∼" 하고 환호하기도 했다.

뉴스 자막을 보면서 '달 탐사선'에 대해 일행과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도 있었고, 아빠와 함께 TV를 보던 아이는 손가락으로 다누리를 가리키며 호기심을 보였다.

대전에 가는 길이던 엔지니어 황대훈(55) 씨는 "누리호 발사와 겹쳐 고무적"이라면서 "다만 한국의 과학교육은 아직 세계적 수준엔 못 미친다.

미래 비전이 항공우주에 있지 않을까 싶다.

항공우주 기술을 최고의 모멘텀으로 삼는다면 국가적으로도 발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에 손주를 보러 내려가던 박진남(67) 씨도 "우리가 IT 강국인데 이쪽 분야는 미진했던 것 같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것 같아 자부심을 느낀다"며 "자식을 키울 때 과학교육은 영재들이 전문적으로 배우는 느낌이 있었다.

영어와 수학에만 치중하지 말고 과학도 대중적으로 접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 출장길에 오른 직장인 박모(22) 씨는 "우리나라가 세계 강국들에 비하면 우주 과학 예산과 지원이 부족하다.

경제적 지원이 못 미쳤는데도 이런 성과를 이뤄내 대단하다"고 말했다.

다누리가 이날 발사와 궤도 진입부터 올해 말 목표 궤도 안착까지 까다로운 항행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우리나라는 달 탐사선을 보내는 세계 7번째 나라가 되면서 우주 강국의 지위를 굳히게 된다.

달 탐사 궤도선을 보내는 것은 지구-달의 거리 수준 이상을 탐사하는 '심우주 탐사'의 첫걸음이기도 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