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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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지난 6월 무역수지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무역적자는 전월 대비 6% 감소해 올 들어 최저치를 찍었다. 에너지 수출이 늘어 무역수지가 개선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상무부는 4일(현지시간) 6월 미국의 상품 및 서비스 등 무역수지 적자가 796억달러(약 104조2000억원)로 전월 대비 6.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월가 전망치인 800억달러를 밑도는 수치다. 3개월 연속 무역적자 폭이 줄어들며 최근 6개월 사이 가장 적었다. 무역 적자가 800억달러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해 12월 후 처음이다.

수출이 증대되며 적자폭이 줄었다. 6월 미국의 수출액은 2608억달러(약 341조원)로 5월(2565억달러)보다 1.7%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은 3404억달러(약 445조원)로 집계돼 역대 최대치를 찍었던 5월(3414억달러)보다 0.3% 줄었다.

에너지 수출이 무역수지 개선을 이끌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6월 천연가스 관련 제품 수출은 5월에 비해 16억달러 증가했다. 천연가스와 석유 및 산업용 원자재 등을 포함한 수출액은 5월보다 6.5% 늘었다.

1월부터 6월까지 미국의 석유제품 수출액은 79% 증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고공 행진하자 미국의 에너지 수출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원유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많았지만, 그 격차는 1985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천연가스의 경우 수출이 수입을 능가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표인 미국의 대(對)중국 무역수지는 다소 악화했다. 무역적자가 6월 369억달러(약 48조원)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47억달러(17%) 불어났다. 이 기간 미국은 대만에 212억달러를 수출했고 448억달러가량을 수입했다. 대만으로부터 수입한 제품 중 61%는 전자제품 및 기계제품으로 알려졌다.

무역적자 감소로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1분기 GDP의 3.2%포인트를 끌어내렸던 무역적자가 2분기 들어 개선되고 있어서다. 지난달 28일 미 상무부는 올해 2분기 GDP가 0.9% 감소하며 역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간 수입은 3.1% 늘고 수출이 18% 증가하며 감소폭을 줄였다.

하지만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세계 경제 위기가 심화하면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수 있어서다. 달러 대비 각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미국산 제품에 대한 구매력이 떨어져 수출이 위축된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옥스퍼드이코노미스트의 마하드 라시드 연구원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란 신호를 보내고 있고 인플레이션도 여전하다”며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하반기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 속도도 느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