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정 신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이기정 신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윤석열 대통령실 신임 홍보기획비서관에 내정된 이기정 전 YTN 선임기자가 과거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인사들과 문화예술단체 활동을 함께 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비서관은 YTN 국장으로 있던 2021년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조직위원회 조직위원으로 활동했다.

무용제 홈페이지를 보면 당시 조직위원회는 이 비서관을 비롯해 14명의 위원들로 구성됐다. 조직위원 중에는 강신업 변호사(전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와 김량영 충남대 무용학과 겸임교수(코바나컨텐츠 전무) 등도 있었다.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조직위원 명단.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조직위원 명단.
공교롭게도 이 비서관과 조직위원으로 함께 이름을 올린 강신업 변호사와 김량영 교수는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이다.

강 변호사는 김 여사 팬클럽인 ‘건희사랑’ 회장직을 지난달까지 역임했다. 지난 5월 윤 대통령 취임 직후에는 대통령실에서 배포하지 않은 김 여사의 활동 사진을 자신의 SNS에 공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 변호사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성상납을 한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다.

김 교수는 지난 6월 13일 김 여사의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당시 지인 자격으로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서 김 여사와 동행한 이가 무속인이라는 의혹이 확산되자 대통령실은 “무속인이 아니고 김 여사와 잘 아는 대학교수”라며 이를 부인했다. 이후 당시 동행한 지인은 바로 김 교수로 김 여사가 대표로 있었던 코바나컨텐츠 전무를 지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런 정황을 근거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이기정 비서관 임명에 ‘김건희 라인’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월 27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위해 김건희 여사와 함께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6월 27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위해 김건희 여사와 함께 공군 1호기에 탑승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에 대해 이 비서관은 한국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초창기인 10여 년 전부터 개인적 관심에 의해 장애인무용제 조직위원으로 활동했다”며 “이후 조직위원으로 합류한 분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강신업 변호사의 경우 조직위가 아니라 원래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며 “김량영 교수는 지금까지 일면식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비서관은 김 여사와의 관계에 대해선 “35년간 기자 생활을 하면서 김 여사 뿐 아니라 윤 대통령과도 인연은 있었다”며 “그렇다고 따로 만나고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고 했다.

비서관 인선 배경에 대해 이 비서관은 “사실은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지난달부터 함께 일하자고 제안을 해왔다”며 “여러번 부탁이 와서 끝내 승낙했을 뿐 이 과정에서 김 여사와의 개인적 인연은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