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주가 일제히 급락…카카오페이 65% 추락
증권가, 카카오 2분기 실적 부진 전망…"하반기 성장 불확실성 커져"
카카오그룹, 올해들어 시총 반토막…하반기 반등할까
'국민주'로 불리던 카카오그룹의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반 토막이 나면서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그룹 계열사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 반등의 기회를 노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 130조원 노리던 시총, 50조원대로 급락…계열사 주가도 추풍낙엽
3일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카카오와 넵튠,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그룹의 시가 총액은 총 58조9천90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 109조1천300억원에서 45.95% 감소한 것으로, 거의 반 토막 수준이다.

카카오그룹은 지난해 11월 말 시가총액이 127조8천800억원 수준으로 오르며 시총 130조원대를 넘봤고, 현대자동차그룹과 시총 4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까지도 했다.

현재 카카오그룹은 시총 5위를 지키고 있지만, 삼성그룹(605조원), LG그룹(208조6천900억원), SK그룹(153조9천800억원), 현대자동차그룹(127조5천900억원)과 시총 격차는 상당하다.

카카오그룹의 각 계열사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말 11만2천500원에서 전날 7만1천800원으로 36.18% 하락했다.

넵튠(-44.29%)과 카카오게임즈(-44.18%), 카카오뱅크(-48.56%)는 나란히 40%대의 하락률을 보였고, 카카오페이(-65.10%)는 절반 넘게 빠졌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약세장을 이어가면서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강도 높은 긴축 기조가 기술주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주면서 대표 기술주인 카카오그룹도 큰 타격을 입었다.

아울러 임직원과 대주주의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류영준 당시 카카오페이 대표를 포함한 임원 8명이 스톡옵션을 통해 취득한 주식 44만여주를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매도해 현금 900억원을 챙겼다.

지난 6월에는 카카오페이 2대 주주인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가 보통주 500만주를 블록딜 처분하며 하루 만에 주가가 15%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최근에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과 관련해 카카오 노조가 반대운동을 벌이고, 류긍선 대표가 최대 주주이자 모회사인 카카오에 매각 유보를 요청하는 등 갈등까지 불거졌다.

카카오 계열사 투자를 총괄하는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 투자총괄 부사장은 지난 6일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10%대 매각을 통해 2대 주주로 지분을 변경하는 구조를 검토하고 있다"고 사내 공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그룹, 올해들어 시총 반토막…하반기 반등할까
◇ 2분기 실적도 '글쎄'…"카카오 반등 트리거 찾기 어려워"
최근 2분기 어닝 시즌(실적 발표 시기)을 맞아 카카오그룹 계열사의 성적표도 하나둘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성과는 들쑥날쑥하다.

이날 카카오게임즈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81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00.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으로, 오딘: 발할라 라이징',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등의 성공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카카오뱅크의 2분기 영업이익은 7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미래 경기 전망을 반영한 추가 충당금 126억원을 추가로 적립한 영향이라고 카카오뱅크는 설명했다.

전날 카카오페이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12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82억원)보다 적자 폭이 커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손해보험, KP보험서비스의 신규 서비스 출시 준비를 위한 제반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비용은 24.9% 늘어난 1천466억원이 집행됐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카카오의 2분기 실적도 컨센서스(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10% 증가한 1천788억원으로, 컨센서스(1천929억원)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주가 하락으로 주식보상비용은 감소하지만, 인원수 증가로 전 분기 대비 인건비가 증가하고 마케팅 비용도 늘 것으로 예상한다"며 "카카오 모빌리티 지분 매각 가능성으로 하반기 전체적인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8.2% 증가한 1천76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7∼8% 하회할 전망"이라며 "하반기 중 강한 반등 트리거(방아쇠)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게임, 톡비즈 등 사업 부문의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에 13.9% 미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최성수기인 4분기 전에 톡 채널과 커머스 부분의 개편으로 톡비즈 매출 증가율 반등이 예상되고, 게임 부분 신작 출시로 콘텐츠 부분 성장성도 견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도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광고와 온라인쇼핑 시장의 성장성 둔화 여파로 톡비즈 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도 "하반기에는 게임 등 콘텐츠 부분의 해외 성과를 중심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