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살인 유머 담긴 에세이…'나, 프랜 리보위츠'
미국 작가이자 비평가인 프랜 리보위츠의 글을 모은 에세이 '나, 프랜 리보위츠'가 출판사 문학동네를 통해 최근 출간됐다.

국내에서 리보위츠의 책이 번역돼 소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리보위츠는 택시 운전기사, 청소부, 포르노 작가 등으로 일하다 앤디 워홀이 창간한 잡지 '인터뷰'에 칼럼을 기고하며 명성을 얻은 작가다.

영미 언론에서는 오스카 와일드와 도로시 파커의 명맥을 잇는 재담가로 평가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도시인처럼'(2021)에 출연하면서 유명해졌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연출한 이 다큐멘터리에서 70대의 리보위츠는 대중교통, 돈, 나이, 책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자신의 독특한 의견을 개진한다.

책은 리보위츠가 20~30대 여러 잡지에 기고한 칼럼과 에세이를 묶은 선집이다.

'대도시 생활'(1978)과 '사회 탐구'(1981)로 별도 출판된 책을 한 권으로 묶어 선보였다.

젊은 시절의 리보위츠는 70대 뉴요커인 현재보다 더욱더 패기 만만하고, 좀 더 날 선 모습을 보여준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마음의 평화라는 건 없다.

초조감 혹은 죽음이 있을 뿐", "부와 권력은 독서보다는 혈통으로 얻어질 확률이 훨씬 높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진정한 예술적 재능을 지닌 이는 극히 드물다.

그러므로 노력으로 이 판을 들쑤셔보겠다는 건 꼴사납고 비생산적이다"는 말처럼 동종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날리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독설과 유머 사이에서 살얼음을 걷는 듯한 리보위츠의 아슬아슬한 언어유희를 보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동시대의 독자 당신에게 이렇게 고하고 싶다.

여기 담긴 글들을 원래 쓰인 당시, 그리고 지금 또다시 의도한 대로 받아들여 주길 바란다고. 바로 예술사로서."
우아름 옮김. 408쪽. 1만8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