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불신에 6개월 연장 추진안은 성사 불발
바이든 "중요한 진전이지만 충분치 않아"

7년여의 내전 끝에 맞은 4개월 간의 휴전 종료를 앞두고 예멘 정부와 후티족 반군이 휴전을 2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유엔이 2일(현지시간)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한스 그룬베르크 유엔 예멘 특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같이 발표하면서 "양측은 가능한 빨리 '확장된 휴전 협정'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4개월의 휴전이 만료되는 날 이뤄진 이번 휴전 연장 발표는 오만 대표단이 사나에서 후티 반군 지도자인 압델-말렉 알-후티 등과 만나 3일간의 회담을 마무리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휴전 연장 합의 발표 뒤, 후티 반군 측은 트위터를 통해 오만의 노력에 사의를 표하면서, 사나 공항과 호데이다항에 대한 봉쇄를 풀어줄 것을 유엔에 요구했다.

오만은 예멘 내전에서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아랍동맹군을 중재해왔다.

'8년째 내전' 예멘 정부-반군, 휴전 2개월 연장 합의
로이터통신은 그룬베르크 특사가 당초 휴전을 6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내전 당사자들 사이의 불신이 깊어 성사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휴전 연장 소식에 "중요한 진전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예멘 내전 당사자들이 유엔의 지원 아래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합의를 이뤄, 이동의 자유를 확대하고 더 많은 이들이 봉급을 받고, 예멘인들이 항구적으로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예멘 내전은 2014년 후티 반군이 북부 근거지에서 밀고 내려와 수도인 사나를 점령하면서 시작됐고, 이때 남부로 밀려난 예멘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로 피신했다.

2015년 초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 지원하는 연합군이 예멘 망명 정부의 복귀를 위해 내전에 개입했다.

또 이란이 후티 반군을 지원하면서 예멘 내전은 미국과 중동의 앙숙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개입한 대리전 양상으로 변모했다.

예멘 휴전은 4월 2일 시작돼 6월 2일 한 차례 연장됐으나, 휴전 종료를 앞두고 교전이 재개될 조짐을 보였다.

지난달에는 타이즈주에서 후티 반군 측이 쏜 것으로 보이는 포탄이 떨어져 5명이 사망하고, 10여명이 다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