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선거전 본격 돌입…트러스 우세에 수낵 감세카드 꺼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후임을 뽑기 위한 선거전이 본격 시작되면서 두 후보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영국 보수당 당원들에겐 1일(현지시간)부터 당대표 선출을 위한 투표용지가 우편으로 배송됐다.

투표는 우편 혹은 온라인으로 할 수 있으며, 마감은 9월 2일 오후 5시이고 당선자 발표는 9월 5일이다.

보수당 하원 경선에서 하원의원들의 선택을 받은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과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은 이제 전국 보수당 당원들의 표심을 잡아야 한다.

존슨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 발표로 다소 급박하게 치러지는 선거인데다가 원내 경선에서 표 차이가 크지 않았다 보니 아직 결과를 가늠하기는 이른 단계다.

다만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한 트러스 장관이 현 존슨 총리 내각 주요 인사들의 지지를 확보하며 초반 승기를 잡은 구도다.

나딤 자하위 재무부 장관은 텔레그래프지에 트러스 장관 지지 글을 기고했고 벤 월리스 국방부 장관, 경선에 나섰던 톰 투겐드하트 하원 외교위원장도 트러스 장관에게 힘을 실었다.

수낵 전 장관은 이에 대응해 소득세 감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이날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2029년 말에 최저 소득세율을 20%에서 16%로 낮출 것이며 이는 30년 만에 최대 폭 소득세율 인하라고 말했다.

그는 재임 중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해 증세를 발표했고, 이번 경선 때는 감세 전에 물가부터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러스 장관 등 다른 보수당 경선 후보들은 일제히 감세 공약을 발표하며 수낵 전 장관을 집중 공격했지만 그는 경선에선 1위를 유지했다.

영국 언론들은 지금은 트러스 장관이 앞서는 듯 보이지만 역전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BBC는 최근 며칠간 만난 보수당 의원들은 아직 마음을 정하고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두 후보는 일단 선거가 끝난 후에는 보수당이 하나로 뭉쳐야 2024년 총선에서 노동당과 싸워 이길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선거전에선 벌써 격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존슨 총리를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네이딘 도리스 문화부 장관은 존슨 총리를 줄리어스 시저로 묘사하고 수낵 전 장관이 그의 등에 칼을 꽂는 이미지를 트위터에서 공유하기도 했다.

수낵 전 장관이 사표를 던지면서 '존슨호' 내각 대탈출이 시작됐고 결국 지난달 초 존슨 총리는 더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존슨 총리는 공식적으론 중립을 선언했지만 트러스 장관을 지지한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는 후임자가 자신의 사임을 촉발한 수낵 전 장관만 아니면 누구라도 괜찮다고 했다거나, 후임자를 여성으로 묘사했다는 설이 돌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