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된 동물들…반려동물의 반란 'DC 리그 오브 슈퍼-펫'
반려동물 1천만 가구 시대, '슈퍼맨'이 아닌 '슈퍼펫'이 세상을 구하러 나선다.

10일 개봉을 앞둔 애니메이션 'DC 리그 오브 슈퍼-펫'은 초능력을 가진 '슈퍼독' 크립토가 반려인 슈퍼맨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다.

크립토는 어릴 적부터 함께해 온 슈퍼맨이 유일한 친구이자 가족이다.

하지만 슈퍼맨에게 연인이 생기면서 둘의 관계는 조금씩 변한다.

슈퍼맨은 크립토와 놀기 위해서가 아니라 연인 로이스와 둘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장난감을 최대한 멀리 던지곤 한다.

함께 팝콘을 먹으며 TV 프로그램을 보기로 했다가 데이트를 위해 한껏 꾸미고 집을 나서기까지 한다.

크립토는 자신보다 연인을 우선하는 슈퍼맨의 모습에 불안함을 느끼고 급기야 둘은 갈등을 빚는다.

히어로 된 동물들…반려동물의 반란 'DC 리그 오브 슈퍼-펫'
서로를 '나쁜 개', '나쁜 주인'이라 부르며 다툰 날 밤, 슈퍼맨은 초능력을 갖게 된 기니피그 룰루의 공격을 받고 위기에 처한다.

악당 렉스를 추종하던 룰루는 주인이 감옥에 갇히고, 자신이 유기동물 보호소에 가게 된 이유가 슈퍼맨과 크립토에게 있다고 믿고 복수를 시작한다.

슈퍼맨을 구하러 온 아쿠아맨, 사이보그, 원더우먼, 그린 랜턴, 플래시, 배트맨도 모두 룰루에게 패하면서 상황이 나빠진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크립토는 슈퍼맨을 구하러 나서지만 룰루의 계략에 빠져 초능력을 일시적으로 잃게 된다.

하지만 룰루와 보호소에 함께 있다 얼떨결에 초능력을 갖게 된 개 에이스, 돼지 피비, 다람쥐 칩, 거북이 머튼을 만나면서 '슈퍼펫 팀'을 꾸리게 된다.

아직 주어진 능력을 제대로 다룰 줄도 모르는 친구들이지만 크립토는 슈퍼맨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반격에 나선다.

히어로 된 동물들…반려동물의 반란 'DC 리그 오브 슈퍼-펫'
영화는 각기 다른 슈퍼펫들의 특성을 적절히 활용해 재미와 웃음을 준다.

크립토는 사람을 좋아하는 여느 강아지처럼 슈퍼맨과 다툰 직후에도 그의 발걸음 소리에 이내 꼬리를 흔든다.

번개같이 빠른 속도를 초능력으로 얻은 거북이 머튼은 긴박한 상황에서도 풀잎을 음미하는 여유를 보이고, 기니피그 룰루는 '햄스터'라는 말에 햄스터와는 다르다며 불같이 화를 낸다.

슈퍼펫들의 능력을 리그 오브 저스티스 멤버들의 것과 매칭시키는 재미도 쏠쏠하다.

'천하무적'이 된 에이스는 배트맨, 손끝에서 전기를 뿜어내는 칩은 그린 랜턴, 남다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머튼은 플래시를 떠올리게 한다.

반려인이라면 한 번쯤 경험해봤을 상황과 감정도 설득력 있게 담겼다.

산책 시간에 맞춰 목줄을 입에 물고 침대 위 반려인을 깨우는 크립토의 모습, 결혼이라는 중대한 변화를 앞두고 홀로 외로워할 반려견을 먼저 걱정하는 슈퍼맨의 감정은 관객이 극에 공감하고 이입할 수 있도록 충실히 묘사됐다.

10일 개봉. 105분. 전체 관람가.

히어로 된 동물들…반려동물의 반란 'DC 리그 오브 슈퍼-펫'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