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 중 경찰대 출신 1명 그쳐…이상민 "전문가 알맞는 자리에 배치"
31년만에 행안부 경찰국 공식 출범…제도개선 논의 석달만
행정안전부 안에 '경찰국'이라는 이름의 경찰업무조직이 2일 출범했다.

경찰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전문가 자문위원회를 구성한 지 석 달여 만이다.

이에 따라 내무부(행안부의 전신) 치안본부가 1991년 내무부 외청인 경찰청으로 독립한 지 31년 만에 행안부 내 경찰 업무 조직이 생기게 됐다.

경찰국은 ▲ 경찰 관련 중요정책과 법령의 국무회의 상정▲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에 대한 임용제청 ▲ 국가경찰위원회 안건 부의 ▲ 자치경찰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법률로 규정된 행안부 장관의 권한 행사를 보조한다.

경찰국은 총괄지원과, 인사지원과, 자치경찰지원과 등 3과 16명으로 구성된다.

형식적으로는 차관 아래 설치됐지만, 사실상 이상민 장관 직속으로 운영된다.

초대 경찰국장으로는 비(非)경찰대 출신의 김순호(59·경장 경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장(치안감)이 임명됐다.

인사지원과장에는 고시 출신의 방유진 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장(총경)이, 자치경찰지원과장에는 경찰대 출신 우지완 경찰청 자치경찰담당관(총경)이, 총괄지원과장에는 임철언 행안부 사회조직과장(부이사관)이 보임됐다.

나머지 경정·경감·경위급 9명은 전원 간부후보 또는 일반(순경), 변호사 경력채용 출신으로 파악됐다.

경찰국장을 제외한 경찰 12명 중 경찰대 출신은 한 명밖에 없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앞서 지난 5월 12일 장관에 임명되자마자 행안부 내 경찰제도 개선 자문위원회를 구성, 경찰국 신설을 염두에 둔 경찰제도 개선안을 '속전속결'로 추진해왔다.

일명 '검수완박'법으로 권한이 커진 경찰을 민주적으로, 또한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통제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경찰 안팎에서는 자문위 출범 석 달도 안 돼서 경찰국이 생긴 것을 두고 '졸속'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총경급 경찰들은 사상 초유의 전국경찰서장회의를 개최했고, 야당 등에서는 장관 탄핵과 권한쟁의 청구, 장관 인사제청권 배제하는 법률 개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면서 "모든 난관을 뚫고 경찰국이 처음으로 출범하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장관은 "새로 설치되는 경찰국을 통해 행안부 장관의 업무에 더욱 충실하고, 우리 경찰이 더욱더 국민의 사랑을 받는 경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국 인사에서 경찰대 출신을 배제했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숫자로만 볼 것이 아니고, 행정부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과장"이라며 나름대로 균형 잡힌 인사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찰국을 통해 대통령 공약대로 일반(순경) 출신이 경무관 이상 고위직의 20% 이상을 차지하게 하기 위한 인사안을 내야 해서 인사 분야 전문가인 방유진 총경을 인사지원과장에 앉혔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가경찰위원회에서 경찰청을 찾아 경찰국 설치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겠다는 계획을 두고는 "당연히 입장이 있을 수 있고,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비정상을 정상으로, 법과 원칙에 따라 모든 일을 하겠다는 건데 왜 이렇게 저항이 많은지 안타깝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