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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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당분간 소비자물가가 6%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2일 오전 8시20분 본관 15층 회의실에서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 최근의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로, 환율 급등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올랐던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6월(6%)에 이어 두 달 연속 6%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인데, 이는 1998년 10월(7.2%),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이다.

채소를 중심으로 농산물가격이 크게 상승한 영향이다. 상추 배추 무 양파 등 가격이 평년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봄철 가뭄에 이어 최근 장마 및 폭염 등 영향으로 작황이 크게 악화되면서다. 부문별로는 외식이 8.4%나 오르면서 1992년 10월(8.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공식품도 8.2% 상승률로, 2011년 12월(8.6%)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환석 부총재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월에 이어 6%대를 나타냈는데, 이는 지난달 금통위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앞으로도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가운데 고유가 지속, 수요측 물가압력 증대 등으로 당분간 6%를 상회하는 오름세가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소비자가 예상하는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은 7월 기준으로 4.7%로 6월(3.9%)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은은 국제유가 및 곡물가격은 최근 변동성이 커지면서 하방리스크가 부각됐으나 공급측면에서 상방리스크는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또 수요 측면에서 외식, 여행·숙박 등 개인서비스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부총재보는 "향후 물가 경로 관련해선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양상, 유가 등 국제원자재가격 추이, 태풍·폭염 등 여름철 기상여건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