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 고장으로 비상착륙 앞두고 호수로 탈출하려고 뛰어내려"
미국서 경비행기 비행 중 부조종사 떨어져 숨져
미국에서 고장으로 비상착륙을 준비하며 날던 경비행기에서 부조종사가 떨어져 숨지는 이례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동승했던 조종사는 부조종사가 고장 난 비행기에서 탈출해 호수로 떨어지려 스스로 뛰어내린 것 같다고 진술했다.

1일 NBC뉴스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오후 2시 40분께 승객 없이 조종사와 부조종사만 탑승하고 있던 10인승 소형 화물기가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더럼 국제공항 활주로에 비상착륙했다.

당시 조종사는 관제탑에 비행기의 한쪽 바퀴가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고, 실제로 동체착륙을 했다.

비행기는 활주로에서 미끄러져 인근 잔디밭으로 들어가면서 멈췄다.

소방관들이 출동해 부서진 기체를 수습했을 때 조종사 한 명만 발견됐다.

당시 조종사 외에 부조종사 찰스 휴 크룩스(23)도 타고 있었으나 그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조종사가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크룩스가 비행 도중 스스로 기체에서 뛰어내렸다는 것이다.

조종사는 사고로 비행기가 불시착하려 하니 크룩스가 인근 강으로 떨어지려 비행 도중 기체에서 뛰어내렸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크룩스는 사고 다음 날 공항에서 48㎞ 떨어진 주거지의 주택 뒤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크룩스가 추락한 주택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뒤뜰 쪽에서 '쿵'하고 큰 소리가 났다"며 "당시 뭐가 떨어졌는지 보지 못했지만 이후 경찰이 나무에서 시신을 수습했다"고 말했다.

당시 크룩스의 시신은 낙하산을 착용한 모습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조종사의 진술만 있는 상황이다.

미연방항공국(FAA)과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크룩스가 사고로 비행기에서 떨어졌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사고 비행기는 스페인 카사(CASA)사가 1983년 제작한 수송기 C-212기다.

조종사는 경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