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세자가 행차할 때 의장군은 어떤 깃발을 들었나

국립고궁박물관 8월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전시실·유튜브서 공개

국립고궁박물관은 8월의 큐레이터 추천 왕실 유물로 '기린기'를 선정하고 1일부터 왕실의례 전시실에서 공개한다고 밝혔다.

기린기는 조선시대 왕세자가 행차할 때 의장군(儀仗軍)이 들었던 깃발이다.

상상의 동물인 기린은 성품이 온화하고 어질어서 살아있는 벌레를 밟지 않으며 돋아나는 풀을 꺾지 않는 등 예로부터 성군(聖君)을 상징하는 동물로 여겨졌다.

특히 왕실에서는 왕위를 계승할 세자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쓰였다.

기린의 모양은 말, 사슴, 용 등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한 기린기에는 노루 몸통에 용의 얼굴과 비늘을 가진 모습으로 그려졌다.

또, 소와 비슷한 모양의 꼬리와 말발굽이 있으며 뿔과 갈기가 있는 모습이다
1892년 고종을 위한 잔치를 기록한 책인 '진찬의궤'(進饌儀軌)에서 기린기를 설명한 내용에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박물관 측은 전했다.

박물관에 따르면 기린기는 약 3m 길이의 대나무에 끈으로 묶어 매달아 썼다.

기수의 허리나 어깨에 고정할 수 있는 보조 도구인 봉지통(捧持筒)을 써 깃발 무게를 지탱했으며 비가 올 때는 깃발에 씌우는 우비(雨備)를 사용해 관리에 신경 쓰기도 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조선시대 왕세자 행렬에 사용된 22종 35개의 의장물 가운데 왕세자 의장에 사용된 특징적인 깃발로, 성군이 다스리는 태평성대를 기대하는 마음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기린기는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gogung.go.kr)과 문화재청·국립고궁박물관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해설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