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5일 첫 여름휴가…여권發 대통령실 인적개편론 '숙고' 관심

與리더십 갈림길 속 재충전 나서는 尹…정국구상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주 여름휴가에 들어간다.

31일 집권여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새 리더십을 모색하는 갈림길에서 취임 후 80여일만에 첫 재충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지율 하락, 경기침체 우려 등 각종 난제 속에서 '8·15 구상'을 짜야 하는 윤 대통령 발걸음은 가볍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부터 닷새간 휴가를 보낸다.

2~3일 가량 지방에 머무른다는 계획이다.

목적지로는 역대 대통령이 휴양지로 애용해온 경남 거제시 저도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지역 민생 현장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영화나 연극 등을 관람하는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

다독가로 알려진 윤 대통령은 이번 휴가를 앞두고 참모들로부터 경제·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도 추천받았다.

윤 대통령으로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향후 정국 구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따른 경제 불안, 코로나19 재유행, '8·15 광복절 특별사면' 등 대응할 현안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30% 아래로 내려앉은 것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당장은 다음 달 15일 광복절 경축사에 담을 '8·15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축사에는 취임 100일(8월 17일)을 돌아보며 향후 국정 운영의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광복절 특사'도 대통령이 결단할 과제다.

무엇보다 여의도발(發) 파장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는 뇌관이라는 분위기다.

그나마 대통령의 휴가를 목전에 두고,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사퇴'로 리더십 논란이 봉합 수순을 밟는 것을 다행스럽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권 직무대행은 이날 SNS로 사퇴 의사를 공개하기 전 윤 대통령에게 이러한 뜻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도 (권 대표 직무대행) 실책이 누적되면서 더이상 그런 상황이 방치돼선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며 여의도에도 윤 대통령의 이러한 의중이 전달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대통령실 참모진을 향해 여권발 인적쇄신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 숙고할지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날 사퇴를 선언한 기자회견에서 "당은 물론 대통령실과 정부의 전면적 쇄신이 필요하다.

바닥을 치고 올라가려면 여권 3축의 동반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첫해인 지난 2008년 6월 여당인 한나라당의 요구를 전격 수용,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수석 비서관 전원을 교체하며 청와대 비서실의 전면 개편을 단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여권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저희가 주의 깊게 듣고 있다"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