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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폭력 피해아동, 사건 순서 헷갈려도 내용 정확히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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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 출석 요구받게 될 아동 피해자들…"인권보호 방안 모색해야"
    "성폭력 피해아동, 사건 순서 헷갈려도 내용 정확히 기억"
    성폭력 피해 아동이 사건 발생 순서나 시기를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못할 수는 있어도 사건 내용은 정확하게 기억하기 때문에 재판 시 아동 특유의 기억 특성을 고려해 질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31일 최이문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 등이 '형사정책연구'에 게재한 '시간의 경과가 아동진술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아동의 사건 선후 판단 능력은 8∼13세에 점진적으로 발달하기 때문에 개인별 능력은 다를 수 있지만 기억하는 내용은 정확성이 높다.

    논문이 제시한 해외 연구 결과 중에는 납치와 폭행을 당한 만 3세 아동이 사건 발생 5일 후에 했던 증언이 납치범이 나중에 자백했던 내용과 매우 유사한 사례도 있었다.

    저자들은 "형사재판에서 아동이 사건의 구체적인 정보를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 시기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신빙성을 의심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동들은 개인적으로 친숙한 사건을 기준으로 시간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사건의 발생 시기를 가늠할 수 있도록 생일이나 가족여행 등 기억 지표를 기점으로 질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과거에는 19세 미만 피해자의 진술 촬영본을 조사 동석자나 진술 조력인의 인정을 받아 증거로 써왔기 때문에 피해자가 직접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헌법재판소가 이러한 내용의 성폭력처벌법 제30조6항이 피고인의 방어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현재 아동·청소년 피해자도 피고인의 반대신문권 요구 시 법정에 나와야 할 수 있다.

    연구진은 사건 발생 후 짧게는 4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이 지난 뒤 법정 진술을 하게 되는 만큼 아동의 장기기억을 끌어내기 위한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들은 "증인 신문 과정에서 고통과 부담을 경감시키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며, 구체적인 질문이나 세부 사항에 대한 질문보다는 자유롭게 회상할 수 있는 환경에서 아동이 잘 기억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논문이 언급한 해외 연구에 따르면 3∼7세 아동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왜', '언제', '어떻게' 등 육하원칙으로 시작한 질문을 한 뒤 '더 말해달라'며 자유 회상을 하도록 했을 때 3배 이상의 세부 정보가 더 나왔다.

    저자들은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탄핵하는 게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면서 피해자를 보호할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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