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년 태고의 신비 간직한 제주 벵뒤굴…불의 길 따라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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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연유산 동굴 바닥엔 불구덩이 용암수로, 천장엔 용암석주
10월 세계유산축전 때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 진행
'철커덩'. 굳게 잠긴 동굴 입구를 막은 문이 열리면서 1만 년 태고의 신비로 가는 여행이 시작됐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연구용이 아닌 취재 목적의 출입을 위해 1년 만에 열리는 문이다.
제주지역 언론사 취재진 4명이 29일 오후 3시께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제주시 조천읍 선흘1리의 벵뒤굴로 들어갔다.
곧바로 습하면서도 서늘한 바람이 느껴졌다.
기진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학예사는 "동굴 안은 습도가 80% 이상으로 습하고 기온이 15도가량으로 유지된다"며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다"고 설명했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니 전형적인 용암동굴 내 생성물이 다양하게 관찰됐다.
동굴 천정에 용암석주, 용암석순 등이 달려 있었다.
또 동굴 아래에는 용암이 흘렀던 용암수로가 발달해 있었다.
용암수로는 뜨거운 용암이 흘러내려 가면서 가장자리가 식어 굳어진 것이다.
이때 용암 중심부는 가장자리에 비해 늦게 식으며 마치 수로와 비슷한 형태가 된다.
기 학예사는 "여기에 천정을 보면 여러 층으로 덮여 있어 용암이 여러 번 흘렀음을 보여준다"며 "그야말로 용암길 그 위에 서 걷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탐사대는 이내 좁은 통로를 지나갔다.
납작 엎드려 기어가듯 통로를 지나가니, 제법 넓은 공간이 나왔다.
허리를 펴고 사방에 불을 비춰 둘러보니, 주변에 여러 개의 통로가 나 있었다.
기 학예사는 "벵뒤굴에서는 자칫 잘못 들어가면 길을 잃을 수 있다"며 "저 역시 모든 길을 다 들어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벵뒤굴은 그물망처럼 여러 곳으로 통하는 길로 얽혀 있다.
벵뒤굴은 주 굴과 가지 굴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통로가 상하좌우로 그물망처럼 나 있다.
이는 벵뒤굴의 특성으로 미로 형태 동굴이라고 부른다.
벵뒤굴은 총길이가 4.4km가량으로 제주도 용암동굴 중 4번째로 길다.
문화재청은 벵뒤굴을 국내 최대의 미로형 동굴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벵뒤굴에서 벵뒤는 제주어로 산간 지역에 널따란 벌판, 평평한 대지를 뜻한다.
약 1만 년 전 인근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지대가 평평한 곳을 흐르면서 여러 갈래로 갈라져 미로형 동굴을 형성했다.
거문오름에서는 여러 차례 걸쳐 용암이 분출하면서 벵듸굴을 지나 월정 해안까지 약 14km를 흘렀다.
용암을 따라 흐른 용암길은 현재 거문오름용암동굴계로,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다.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중 벵뒤굴은 2008년 1월 천연기념물 제490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벵뒤굴 주변의 지상은 식생이 울창하면서 신비로운 기운을 연출해 TV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의 촬영지로 이용되기도 했다.
벵뒤굴 탐방에 앞서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해안까지 흐른 26㎞ 용암길에 있는 원시림 일부 구간을 탐방했다.
용암길에는 웃산전굴과 용암교(다리), 대림굴, 만장굴 3입구가 있다는 설명이 있었으나 각 동굴 출입은 불가능했다.
이들 동굴 모두 거문오름용암동굴계로 학술적, 경관적 가치가 높다.
10월 1일부터 같은 달 16일까지 열리는 세계유산축전에서는 사전에 선정된 12명에 한해 만장굴 3입구 출입을 허가할 예정이다.
세계유산축전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주제로 한라산 어리목 광장과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 등 세계자연유산 일원에서 열린다.
문화재청과 제주도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 및 세계자연유산마을보존회가 주관한다.
올해 행사는 예년과 달리 세계자연유산마을 7곳(선흘1리, 선흘2리, 덕천리, 월정리, 김녕리, 행원리, 성산리) 등으로 구성된 세계자연유산마을보존회가 운영을 맡는다.
올해는 세계유산의 특성,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4개의 구간으로 준비된 '불의 숨길'을 중심으로 공연·전시를 목적으로 하는 가치 향유 프로그램과 직접 걷고 체험하고, 경험이 주가 되는 가치 확산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또한 자생력 확보와 지속적인 확산을 위한 발전 기반 마련을 위해 참가자도 모집한다.
가장 먼저 세계자연유산 순례단과 만장굴 전 구간 탐험대가 18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지원자를 공모한다.
그다음은 세계자연유산 워킹 투어와 특별탐험대가 다음 달 10일부터 같은 달 24일까지 지원자를 선착순 모집한다.
추후 세계자연유산 마을을 탐방하는 만장굴 아트 프로젝트 프로그램 참가자도 모집한다.
참가 신청 및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022 세계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공식 홈페이지(worldheritag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
10월 세계유산축전 때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 진행
'철커덩'. 굳게 잠긴 동굴 입구를 막은 문이 열리면서 1만 년 태고의 신비로 가는 여행이 시작됐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연구용이 아닌 취재 목적의 출입을 위해 1년 만에 열리는 문이다.
제주지역 언론사 취재진 4명이 29일 오후 3시께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제주시 조천읍 선흘1리의 벵뒤굴로 들어갔다.
곧바로 습하면서도 서늘한 바람이 느껴졌다.
기진석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학예사는 "동굴 안은 습도가 80% 이상으로 습하고 기온이 15도가량으로 유지된다"며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다"고 설명했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니 전형적인 용암동굴 내 생성물이 다양하게 관찰됐다.
동굴 천정에 용암석주, 용암석순 등이 달려 있었다.
또 동굴 아래에는 용암이 흘렀던 용암수로가 발달해 있었다.
용암수로는 뜨거운 용암이 흘러내려 가면서 가장자리가 식어 굳어진 것이다.
이때 용암 중심부는 가장자리에 비해 늦게 식으며 마치 수로와 비슷한 형태가 된다.
기 학예사는 "여기에 천정을 보면 여러 층으로 덮여 있어 용암이 여러 번 흘렀음을 보여준다"며 "그야말로 용암길 그 위에 서 걷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탐사대는 이내 좁은 통로를 지나갔다.
납작 엎드려 기어가듯 통로를 지나가니, 제법 넓은 공간이 나왔다.
허리를 펴고 사방에 불을 비춰 둘러보니, 주변에 여러 개의 통로가 나 있었다.
기 학예사는 "벵뒤굴에서는 자칫 잘못 들어가면 길을 잃을 수 있다"며 "저 역시 모든 길을 다 들어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벵뒤굴은 그물망처럼 여러 곳으로 통하는 길로 얽혀 있다.
벵뒤굴은 주 굴과 가지 굴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통로가 상하좌우로 그물망처럼 나 있다.
이는 벵뒤굴의 특성으로 미로 형태 동굴이라고 부른다.
벵뒤굴은 총길이가 4.4km가량으로 제주도 용암동굴 중 4번째로 길다.
문화재청은 벵뒤굴을 국내 최대의 미로형 동굴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벵뒤굴에서 벵뒤는 제주어로 산간 지역에 널따란 벌판, 평평한 대지를 뜻한다.
약 1만 년 전 인근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지대가 평평한 곳을 흐르면서 여러 갈래로 갈라져 미로형 동굴을 형성했다.
거문오름에서는 여러 차례 걸쳐 용암이 분출하면서 벵듸굴을 지나 월정 해안까지 약 14km를 흘렀다.
용암을 따라 흐른 용암길은 현재 거문오름용암동굴계로, 세계유산에 등재돼 있다.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중 벵뒤굴은 2008년 1월 천연기념물 제490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벵뒤굴 주변의 지상은 식생이 울창하면서 신비로운 기운을 연출해 TV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의 촬영지로 이용되기도 했다.
벵뒤굴 탐방에 앞서 거문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해안까지 흐른 26㎞ 용암길에 있는 원시림 일부 구간을 탐방했다.
용암길에는 웃산전굴과 용암교(다리), 대림굴, 만장굴 3입구가 있다는 설명이 있었으나 각 동굴 출입은 불가능했다.
이들 동굴 모두 거문오름용암동굴계로 학술적, 경관적 가치가 높다.
10월 1일부터 같은 달 16일까지 열리는 세계유산축전에서는 사전에 선정된 12명에 한해 만장굴 3입구 출입을 허가할 예정이다.
세계유산축전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주제로 한라산 어리목 광장과 거문오름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 등 세계자연유산 일원에서 열린다.
문화재청과 제주도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 및 세계자연유산마을보존회가 주관한다.
올해 행사는 예년과 달리 세계자연유산마을 7곳(선흘1리, 선흘2리, 덕천리, 월정리, 김녕리, 행원리, 성산리) 등으로 구성된 세계자연유산마을보존회가 운영을 맡는다.
올해는 세계유산의 특성,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4개의 구간으로 준비된 '불의 숨길'을 중심으로 공연·전시를 목적으로 하는 가치 향유 프로그램과 직접 걷고 체험하고, 경험이 주가 되는 가치 확산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또한 자생력 확보와 지속적인 확산을 위한 발전 기반 마련을 위해 참가자도 모집한다.
가장 먼저 세계자연유산 순례단과 만장굴 전 구간 탐험대가 18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지원자를 공모한다.
그다음은 세계자연유산 워킹 투어와 특별탐험대가 다음 달 10일부터 같은 달 24일까지 지원자를 선착순 모집한다.
추후 세계자연유산 마을을 탐방하는 만장굴 아트 프로젝트 프로그램 참가자도 모집한다.
참가 신청 및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022 세계유산축전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공식 홈페이지(worldheritag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