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형은행에 이어 인터넷은행까지 알뜰폰 사업에 나서면서, 고요하던 알뜰폰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저렴한 요금과 금융상품을 연계한 마케팅으로 가입자 수를 빠르게 늘리고 있는데, 이를 바라보는 통신사의 속내는 복잡합니다.

양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직장인 황수정씨는 최근 국민은행을 통해 휴대폰을 개통했습니다.

통신요금을 아끼기 위해 알아보던 중 은행의 알뜰폰 요금제가 비교적 저렴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겁니다.

[황수정 / 인천광역시 계양구 : 기존 SKT, KT, LGU+ 3사 요금제는 가장 저렴한 요금제가 3만 3천 원 정도 되는데 그것도 통화 100분, 문자 100건, 데이터 100메가 정도 이런 식이었는데…(리브엠은) 무제한을 사용하는데도 2만 원에서 3만 원 안쪽으로 사용을 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이용자들이 알뜰폰을 찾기 시작하면서, 국민은행의 알뜰폰 가입자 수는 어느새 3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국민은행의 성공을 지켜본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 다른 대형은행은 물론 최근엔 핀테크 기업인 토스까지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대형 금융회사들이 알뜰폰 사업에 나서는 것은 단지 수익 때문만은 아닙니다. 알뜰폰 사업을 통해 고객들의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이유가 더 큽니다.

데이터를 확보해 신용평가모델을 만들거나 새로운 금융상품도 출시하고, 알뜰폰 사용자가 많은 10대~30대 고객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전국적인 영업망과 마케팅 능력을 갖춘 은행들이 들어오면서 통신 3사가 주도했던 알뜰폰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됩니다.

통신사 입장에선 망을 빌려주는 대가로 은행으로부터 돈을 받긴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비싼 요금제를 쓰는 고객들이 알뜰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은행들이 내놓는 덤핑 수준의 요금제 때문에 알뜰폰 생태계가 망가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염규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회장 : 이통사에 지급해야 하는 도매대가보다 낮은 요금제를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속적으로 덤핑 수준으로 판매하면서까지 통신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며 가입자 빼앗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이라는 메기가 뛰어든 알뜰폰 시장을 둘러싸고 각자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양현주입니다.


양현주기자 hjyang@wowtv.co.kr
몰려오는 은행…고요하던 알뜰폰 '지각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