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명 선발해 2024년 배치…첫 잠수함 장보고 취역 후 31년만
3천t급 잠수함에 여군 탄다…마지막 '금녀의 벽' 허물어졌다(종합)
해군 잠수함에도 금녀(禁女)의 벽이 허물어졌다.

해군은 29일 전날 해군본부에서 열린 22-3차 정책회의에서 여군의 잠수함 승조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군은 내년에 지원을 받아 잠수함에 탈 여군을 처음 선발하고 약 1년간 기본교육을 거쳐 2024년부터 3천t급 중형잠수함에 배치할 계획이다.

내년에 선발할 인원은 3명으로 알려졌다.

1993년 해군 최초 잠수함 장보고함(1천200t급) 취역 후 31년 만에 여군이 잠수함에 배치되는 것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현재 잠수함을 운용하는 40여 나라 가운데 14번째로 잠수함을 여군에 개방한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군의 잠수함 승조는 1985년 노르웨이에서 처음 시작돼 현재는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 13개국으로 확대됐다.

해군의 이번 결정으로 군대 전 병과가 여군에 개방됐다.

다만 일부 특수부대는 여군을 선발하지 않는다.

이번 결정은 여군의 역할 확대 요구를 수용하고, 여군 근무 여건이 확보된 3천t급 중형잠수함을 운영하게 된 데 따른 것이라고 해군은 설명했다.

처음 검토를 시작한 2014년 당시 운용했던 1천200t∼1천800t급 잠수함은 공간이 협소해 여군용 숙소·화장실 등을 별도 설치할 수 없었는데, 3천t급 중형잠수함에는 여군을 고려한 설계를 반영했다.

해군은 이번 결정으로 병역자원 감소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해군 일각에서는 대형 함정이 속속 건조되면서 배에 탈 병력 3천여 명가량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군은 이미 지난 5월 여군 장교 및 부사관 50여 명을 대상으로 잠수함 견학 및 승조체험을 실시했다.

승조 체험 참가자들은 "여군의 입장에서 근무환경이 충분하다고 느꼈으며, 잠수함을 타게 된다면 최초 여군 승조원으로서 자부심이 매우 클 것 같다"고 기대했다고 해군은 전했다.

일부에선 "수상함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협소한 생활공간 때문에 어려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해군은 여군의 잠수함 승선이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잠수함은 한 번 출동하면 일주일 또는 한 달 이상 육지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승조원의 함내 생활환경이 불편하다.

잠수함 승조원의 근무 수당도 넉넉하지 않은 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