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3%로 낮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해 성장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봤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유럽의 러시아산 가스 수입이 전면 중단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할 경우 2.6%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IMF는 26일 ‘2022년 7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물가대응 과정에서의 부정적 파급효과, 전쟁 등 하방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각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IMF는 올 들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세 번 낮췄다. 작년 10월 3.3%로 제시했던 전망치를 올 1월 3.0%로 내린 데 이어 4월엔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을 고려해 2.5%로 조정했고, 이번엔 전쟁 장기화 영향 등을 반영해 2.3%까지 떨어뜨렸다.

이는 정부나 한국은행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2.6%,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7%를 예상하고 있다.

IMF는 세계 경제성장률의 경우 4월 전망 대비 0.4%포인트 낮춘 3.2%로 전망했다. 고강도 통화긴축을 하고 있는 미국의 성장률은 4월 전망 때 3.7%에서 이번에 2.3%로 하향 조정했다. 유럽 국가들도 0.5~0.9%포인트씩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기재부 관계자는 “한국은 새 정부 출범 후 발표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 효과로 주요국 대비 성장률 하향 폭이 작았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한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는 이번 IMF 전망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IMF는 러시아산 가스 공급 감소에 따른 에너지·식품 가격 상승과 가계 생계비 부담 증가 등을 성장률 하락 요인으로 지목했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협도 언급했다. IMF는 “정책 우선순위를 인플레이션 대응에 둬야 한다”며 과감한 긴축 통화정책을 주문했다. 선진국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5.7%에서 6.6%로 높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