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재배 400곳 중 6곳 참여, 2019년 14곳 절반 못미쳐
샤인머스캣 아직 덜 익고, 캠벨얼리 포전거래 등 원인

충북 옥천군이 이달 29일 '향수옥천 포도·복숭아 축제' 개막을 앞두고 비상이다.

포도·복숭아축제 코 앞인데…옥천군 포도 수급 비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열리는 비대면 행사인데, 축제에 쓰일 포도 물량이 확보되지 않고 있어서다.

자칫 '포도 없는 포도축제'나 '복숭아축제'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옥천군에 따르면 이달 31일까지 사흘간 옥천공설운동장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복숭아 농가 35곳과 포도 농가 6곳이 참여한다.

다음 달 25∼27일 열릴 도민체전을 앞두고 운동장 전체를 활용하지 못하다 보니 축제장 규모가 예년보다 줄었다.

그러나 포도의 경우 줄어든 규모보다도 수급 문제가 심각하다.

이번 축제에 참여하는 포도 농가는 2018년 17곳, 2019년 14곳의 절반이 채 안 된다.

시설포도 중심지인 옥천에서는 짙은 보라색의 새콤달콤한 향을 풍기는 캠벨얼리 포도가 주로 재배됐다.

축제 역시 캠벨얼리 수확시기에 맞춰 열렸는데, 최근 껍질째 먹는 샤인머스캣이 보급되면서 캠벨얼리 재배가 급감하는 추세다.

여기에다가 캠벨얼리는 중간 상인들이 '포전 매매'(밭떼기) 형태로 직접 수확해가는 경우가 많아 축제용 포도 확보가 어렵다.

재배가 늘고 있는 샤인머스캣은 8월 중순 이후에나 수확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재배시설 온도 등을 높여 조기 수확하지 않고서는 축제참여가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번 축제에는 이 지역 포도 농가 400곳 중 샤인머스캣 농가 2곳, 캠벨얼리 농가 2곳, 조생종 자옥 농가 2곳만 참여한다.

옥천군 관계자는 "샤인머스캣 두 농가는 1∼3월 난방기를 엄청나게 가동해 꽃을 일찍 피워 조기 출하가 가능한 것"이라며 "다른 농가의 경우 아직 포도가 설익었다"고 설명했다.

캠벨얼리나 자옥 역시 대부분의 밭 주인들이 이미 밭떼기로 중간상인들에게 넘긴 상황이어서 축제장에 풀릴 물량은 거의 없다.

이 관계자는 "6개 농가의 축제 참여 승낙도 어렵게 받았다"며 "축제장 포도가 조기 품절되더라도 지금으로써는 대책이 없다"고 털어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