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 4개 민간기업 운영…항일 애국주의 영화도 제작

중일전쟁 당시 난징 대학살의 주범인 일본군 전범들의 위패를 봉안해온 난징의 사찰이 청소년들에게 애국주의를 교육해왔다고 봉황망 등 현지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논란이 된 쉬안짱(현장·玄奘)사는 인도에서 불경을 가져온 당나라 고승 현장법사의 사리를 봉안한 난징의 유서 깊은 사찰이다.

이런 연유로 쒸안사는 난징시와 장쑤성의 '제1 청소년 애국주의 교육기지'로 지정됐다.

사찰 측은 현장법사의 민족정신을 계승해 청소년들의 애국주의를 고취하는 교육을 한다고 선전해왔다.

이 사찰 주지인 촨전스님은 난징시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 출신으로, 고위 관료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친분을 과시해왔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그는 또 난징의 다른 사찰 주지도 맡고 있으며 양로원, 여행사, 문화·미디어 업체, 식료품 업체 등 4개의 민간 업체를 직접 운영하고 또 다른 식품 업체에는 감사로 이름이 올라있다.

그는 '항일'을 소재로 한 애국주의 영화 2편도 제작했다.

이 사찰은 금전 문제로 송사에 휘말리고, 서화 판매 문제로 관광객들에게 고소를 당하는 등 구설도 잇따랐다.

이 사찰은 위패 당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봉안비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누리꾼들은 "애국주의 교육기지에 난징 학살 주범의 위패가 봉안돼 다니 황당하다"라거나 "애국주의를 내세워 상업적 이익을 챙기는 행태가 속세인을 능가한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일본 전범 위패 봉안을 부탁한 '우야핑'이라는 인물을 찾아내 처벌하는 등 철저한 진상 조사와 엄중한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전날 한 누리꾼의 폭로로 난징 대학살의 주범인 마쓰이 이와네 등 일본 전범 4명의 위패가 2018년부터 지난 2월까지 이 사찰에 봉안됐던 것으로 알려져 중국인들의 분노를 샀다.

난징시는 촨전스님 등 사찰 책임자들과 관리 책임 공무원들을 면직 등 징계했다.

난징 대학살은 중일전쟁 당시인 1937년 12월~1938년 1월 국민당 정부의 수도였던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이 현지 주민을 무차별 학살한 사건으로 중국은 30만명이 희생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