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보고 방식 실무자 위주로 변경, 벤치마킹·제안 쏟아져
"팀장들이 아이디어 내달라"…김관영호 파격 실험 성공할까?
이달 임기를 시작한 김관영 전북도지사의 업무보고 방식이 이채롭다.

실·국장급 간부 공무원들에게 보고받고 지시했던 이전과 달리, 실무자인 팀장급과 수 시간씩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토론하는 식으로 바꿨다.

도청 공무원 사이에서 '파격을 넘어 혁신이다'라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틀을 깬 보고가 도정 발전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전북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 19일부터 각 실·국별로 주요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보고를 맡은 팀장들은 현안 위주의 설명 대신, 타 시도나 해외사례에서 벤치마킹한 아이디어와 제안을 내놓고 있다.

김 지사와 더 좋은 대안을 두고 토론까지 해 보고 3시간 넘게 보고할 때도 있을 정도다.

이날까지 5개 실·국의 업무보고만 이뤄졌는데도 벌써 102개의 아이디어가 나왔다.

나머지 11개 실·국의 보고가 끝나면 200개가 넘는 제안과 아이디어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무보고 방식 변경에는 김 지사의 뜻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임기 초부터 "도정 성공 여부는 팀장의 역할에 달려있다"며 "팀장이 업무를 배분해 주도하고 창의적 아이디어 회의를 수시로 해달라"고 주문했었다.

공무원들은 이 방식에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팀장급이 도지사와 격의 없이 토론하는 게 처음인데다, 실무 과정에서 깨달은 일들을 직접 제안할 수 있어 새롭다고 입을 모은다.

업무보고를 마친 한 팀장은 "30년 공직생활 중 직접 단체장에게 보고한 적은 처음"이라며 "이번 보고가 정말 새로웠고 활기찼다"고 말했다.

다른 팀장도 "벤치마킹을 다녀와 직접 정책을 발굴하고 보고까지 하니까 업무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일회성 보고에 그치지 않고 아이디어를 축적·보완·실행·홍보·평가하는 모든 과정을 들여다보는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가장 좋은 아이디어를 내 도정 발전에 기여한 팀에게는 인사상 인센티브도 주기로 했다.

김 지사는 "팀장님들이 낸 벤치마킹 보고를 들어보니 버릴 게 하나도 없이 좋은 아이디어가 많았다"며 "발굴한 아이디어 중 즉각 조치가 가능한 것은 바로 시행하고, 예산 반영 및 조례개정이 필요한 것은 조속히 검토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