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성 훼손되지 않게 살필 것…전국 경찰서장 회의 숙고해달라"
윤희근 "지휘부 믿어달라"…'경찰국 반대' 직협과 간담회(종합2보)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등에 반대하는 경찰 직장협의회를 만나 "중립성과 책임성이라는 경찰제도의 기본 가치가 훼손되지 않게 새로운 제도의 과정을 면밀히 살펴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21일 오전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청장 후보자와 전국 직협대표 등 간담회'에 참석해 "여러분의 기대를 온전하게 충족하진 못했지만, 우리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한 측면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자는 직협 대표들이 그동안 삭발식과 단식, 삼보일배 등을 해온 것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거리 질서를 유지하는 우리 동료가 폭염 속에서 거리로 직접 나선 모습을 보며 한없는 책임감을 느꼈다.

표현 방법은 다를지라도 모두가 경찰에 대한 깊은 충정과 경찰관으로서의 사명감에서 비롯된 것임을 잘 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구호에 머물렀던 오랜 숙원과제들을 이른 시일 내 현실화하고, 한 분 한 분께서 제복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데 제 남은 경찰 생활의 모든 걸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윤 후보자가 언급한 숙원 과제들이란 공안직급 보수 인상, 복수직급제 등이다.

그는 "이제 지휘부를 믿고 그동안 논의과정에서 보여주신 에너지를 경찰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모아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윤희근 "지휘부 믿어달라"…'경찰국 반대' 직협과 간담회(종합2보)
이날 간담회에는 경찰청 관계자 10명, 전국 직협 대표 20명 등이 참석했으며 당초 계획된 3시간보다 길어져 4시간 넘게 진행됐다.

간담회에서는 총리 소속 경찰제도발전위에 들어갈 경찰 위원 추천권을 직협에도 주는 방안 등도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는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 가운데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자는 간담회 후 취재진에 "계급을 떠나서 정말 국민을 위해 뭘 해야 할지 고민을 나눴고,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

결국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같다는 공감대를 가졌다"고 말했다.

최근 국가경찰위원회가 행안부의 경찰제도 개선 계획이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경찰위가 충분히 그런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본다.

제가 의견을 내는 건 맞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23일 예정된 전국 경찰서장 회의와 관련해서는 "얼마든지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총경이란 위치는 다르기 때문에 그게 최선인지 좀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이후 전국 경찰서장과 총경들에게 메일을 보내 "여러분의 순수한 뜻이 퇴색되고 왜곡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대우조선 상황, 코로나19 재확산, 수사권 조정에 따른 책임 수사 역량 향상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했다.

경찰청은 일정 후 설명자료를 내고 "발표안 이행과정에서 경찰 제도의 본질적 이념과 가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살피고 현장경찰이 책임감을 가지고 당당하게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관기 청주 흥덕경찰서 직협 대표도 간담회 후 취재진에 "행안부가 해주겠다는 내부 직원들의 건의 사항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했다"며 "다만 경찰국 신설에 대해서는 계속 반대 운동을 할 것이고 신설 후 어떻게 할지는 논의 후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직협 회장단은 다음 주부터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경찰국 신설의 부당함을 알리는 대국민 홍보전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