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3천400만원 확보…결승에서 사파타와 1억원 상금 놓고 격돌
코로나에 양고기 식당 접었던 이상대 PBA 결승행…'인간 승리'(종합)
아마추어 선수로 활약하던 이상대(41)는 2019년 프로당구협회(PBA) 출범 이후 프로로 전향했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꾸준히 대회에 나갔지만, PBA 투어 최고 성적은 16강에 그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생계를 위해 운영하던 양고기 식당마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문을 닫았다.

그러나 식당을 접고 당구에만 전념한 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이상대는 21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열린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PBA 4강 1경기에서 최명진을 풀세트 접전 끝에 4-3(15-5 15-2 15-12 8-15 7-15 10-15 11-2)으로 꺾었다.

경기 후 이상대는 "선수 생활을 하며 누나가 가게를 도와줬는데, 작년 코로나로 가게를 폐업하고 훈련에만 매진한 덕분에 개막전 8강, 이번 대회 결승이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

데뷔 첫 결승행을 확정한 이상대는 준우승 상금인 3천400만원을 확보했다.

이상대는 "당구선수가 된 이후 가장 큰 상금이다.

프로 이전에 받았던 최고 상금은 300만원이라 (얼마나 큰 액수인지) 감도 안 온다"며 "상금도 중요하지만, 결승에서 이상대라는 선수가 있다는 걸 팬들에게 알리기 위해 눈도장을 찍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상대에게는 쉽지 않은 경기였다.

경기 시작 1시간 만에 3세트를 내리 따내 손쉽게 결승 티켓을 얻는 듯했던 이상대는 최명진의 맹추격에 3세트를 내줘 3-3 동점을 허용했다.

자칫하면 '리버스 스윕'을 당할 위기에서 이상대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최종 7세트에서 초구 3득점을 시작으로 2이닝 1득점, 4이닝 2득점, 5이닝 4득점, 6이닝 1득점을 채워 11-2로 경기를 끝냈다.

특히 이날 이상대는 18개의 뱅크샷으로 성공률 44.4%(대회 평균 26.3%)이라는 신들린 '큐 실력'을 뽐냈다.

그는 "이번 대회는 뱅크샷을 노릴 만한 공이 자주 나오고, 평소 연습한 상황이 자주 연출된 덕분에 성공률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상대의 결승 상대는 4강 2경기에서 승리한 다비드 사파타다.

사파타는 신대권을 상대로 세트 점수 4-0(15-6 15-13 15-12 15-5) 완승을 거뒀다.

이상대와 사파타는 우승 상금 1억원을 놓고 이날 밤 결승에서 맞붙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