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재연된 '시루섬의 기적'…물탱크에 197명 올라서
50년 전 충북 단양군의 남한강 시루섬 주민들이 일치단결해 수마를 이겨낸 사건을 칭하는 '시루섬의 기적'이 재연됐다.

단양군은 21 단양읍 문화체육센터에서 김문근 군수, 조성룡 군의회 의장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루섬 모형 물탱크 생존 실험을 했다,
시루섬의 기적은 1972년 8월 19일 태풍 '베티'가 몰고 온 폭우로 남한강이 범람했을 때 시루섬 주민 198명이 지름 5m, 높이 6m 크기의 물탱크에 올라가 서로 팔짱을 낀 채 14시간을 버텨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일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백일 된 아기가 압사했으나 아기 엄마는 이웃들이 동요할까 봐 이를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는 애달픈 사연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날 단양중학교 1·3학년 200명은 차례로 지름 5m, 높이 30㎝ 크기의 모형 물탱크에 올라섰다.

50년 전 시루섬에서 생존했던 것과 같은 인원인 197번째 학생이 모형 물탱크 위에 오르자 여기저기서 탄성이 이어졌다.

지름 5m 크기 물탱크가 197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피난처가 됐을지 일각에서 의구심이 일었으나 이번 실험을 통해 시루섬의 기적이 사실임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실험 장면을 지켜본 시루섬 생존자 김은자(66) 씨는 "물탱크를 내려오니 전혀 다른 세상이 되어 있었다"며 "시커먼 물바다 속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눈물이 난다"라고 회상했다.

단양군은 다음 달 19일 단양역 광장에서 당시 생존 주민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972. 8. 19. 시루섬 영웅들의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시루섬의 기적 50주년 기념행사를 연다.

김 군수는 "시루섬 주민들이 보여준 단결과 희생정신을 단양의 정신으로 계승하고, 단양을 알리는 소중한 역사자원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