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은 캐나다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 사이클리카와 AI 기반 신약 공동연구 계약을 맺었다고 2일 밝혔다.이번 계약에 따라 삼진제약은 현재 검토하고 있는 복수의 약물 표적을 사이클리카에 제안한다. 사이클리카는 이를 AI 기반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에 적용해 개발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을 확보할 계획이다.사이클리카는 2020년 시장조사회사인 CB인사이트로부터 세계 13대 헬스케어 AI 스타트업 중 하나로 선정됐다. 현재 글로벌 제약사를 포함한 국내외 다수 기업과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이수민 삼진제약 연구센터장은 “사이클리카와의 공동연구로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빠른 확장성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혁신 신약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나히드 컬지 사이클리카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삼진제약의 신약개발 노하우와 사이클리카의 신약개발 플랫폼을 융합해 기존에 공략하기 어려웠던 단백질 표적을 공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오미크론 하위 변이종도 항체치료제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괴물 변이’로 불리는 오미크론 BA.2.75(일명 켄타우로스) 변이에 효과가 있는 항체치료제에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렉키로나(레그단비맙·사진)’가 포함됐다.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다이치 야마소바 도쿄대 교수팀이 진행한 항체치료제의 코로나19 치료 효능 실험에서 세 개 항체치료제가 켄타우로스 변이 치료에 효과를 보였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일라이릴리의 벱텔로비맙, 아스트라제네카의 틱사게비맙 등이었다. 리제네론 등이 개발한 5개 항체치료제는 해당 변이에 중화능이 없거나 크지 않은 것으로 다이치 교수팀은 파악했다.포브스는 “BA.2.75 변이가 지배종이 될 경우 렉키로나를 비롯한 세 가지 항체치료제가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켄타우로스 변이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린 BA.2 변이보다 스파이크 유전자 변이가 8개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전파력과 면역 회피성이 더 강하다. 현재까지 국내에선 9명이 켄타우로스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셀트리온은 렉키로나가 켄타우로스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중화능 검증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렉키로나는 오미크론과 하위 변이에 중화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현재는 국내 처방과 수출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셀트리온 관계자는 “켄타우로스 변이에 대한 렉키로나의 치료 효능을 자체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효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방역당국과 협조해 코로나19 방역 취약 계층에 즉시 투여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셀트리온은 켄타우로스 변이에 렉키로나가 효능을 보인 것은 특정 아미노산 변이 유무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렉키로나가 오미크론에 힘을 쓰지 못한 건 ‘Q493’이라는 아미노산이 변하면서다. 이 때문에 치료제(항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달라붙어 공격하지 못했다. 그런데 켄타우로스 변이에서는 이 아미노산 변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세계적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국내 유일한 의료 데이터 협력사로 쓰리빅스를 선택했습니다. 미국 텍사스나 캘리포니아 중 한 곳에 지사를 세워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겠습니다.”박준형 쓰리빅스 대표(사진)는 2일 “네이버, 카카오를 뛰어넘는 헬스케어 기업을 만들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쓰리빅스는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회사다. 인실리코젠과 테라젠이텍스에서 유전자와 생물정보 분석 경험을 쌓은 박 대표가 2018년 창업했다.초기부터 목표는 글로벌 시장이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데이터 분석가, 글로벌 진단 기업 퀴아젠 인도법인 인력 등을 섭외해 차세대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인도 방갈로르에 지사를 열었다. 설립 4년 만에 인도에선 주요 의료 데이터 기업으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세계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의 50% 이상을 인도인이 맡을 만큼 인도의 정보기술(IT) 인력과 인프라는 탄탄하다”고 했다.쓰리빅스는 유전질환 분석 플랫폼 ‘휴먼인사이트’, 암 유전체 ‘캔서인사이트’, 장내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인사이트’, 감염병 ‘인펙션인사이트’ 등을 보유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DB) 구축에 쓴 과학서적은 3000만 건이다. 유전체 단백체 화합물 등 개방형 공공 DB,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데이터도 활용했다.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국내 명의 등과 함께 플랫폼을 다듬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립암센터, 서울대치의학대학원, 부산대병원 등과 손을 잡았다.바이오 빅데이터 기업은 병원 전자의무기록(EMR) 기업, 소비자 대상 유전자 분석 서비스(DTC) 기업, 다중 오믹스 기업 등으로 나뉜다. EMR은 표준화되지 않아 활용에 제약이 크다. DTC는 질병 정보가 누락돼 활용성이 떨어진다. 다중 오믹스는 질병 연구나 신약개발에 응용할 수 있지만 데이터를 쌓고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어렵다. 쓰리빅스는 이를 DB로 만들어 차별화했다.쓰리빅스 플랫폼은 AWS 클라우드에 구축했다. 올해 안에 AWS 마켓플레이스에서 비용을 받고 판매할 계획이다. AWS의 바이오 플랫폼 사업에도 쓰리빅스 연구진이 참여하고 있다.종근당바이오 고바이오랩 등은 쓰리빅스에 크론병과 염증성대장염 치료에 적합한 후보물질 발굴을 맡겼다. LG생활건강은 한방화장품 개발에 적합한 한약재 원료 분석을 요청했다. 다음 목표는 신약개발이다. 구강 및 질 내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해 다양한 신약 후보군을 찾고 있다.지난해 매출은 11억원이다. 2026년 매출 496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