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타우로스 변이'에 효과 보인 코로나 항체치료제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오미크론 하위 변이종도 항체치료제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괴물 변이’로 불리는 오미크론 BA.2.75(일명 켄타우로스) 변이에 효과가 있는 항체치료제에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렉키로나(레그단비맙·사진)’가 포함됐다.

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다이치 야마소바 도쿄대 교수팀이 진행한 항체치료제의 코로나19 치료 효능 실험에서 세 개 항체치료제가 켄타우로스 변이 치료에 효과를 보였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 일라이릴리의 벱텔로비맙, 아스트라제네카의 틱사게비맙 등이었다. 리제네론 등이 개발한 5개 항체치료제는 해당 변이에 중화능이 없거나 크지 않은 것으로 다이치 교수팀은 파악했다.

포브스는 “BA.2.75 변이가 지배종이 될 경우 렉키로나를 비롯한 세 가지 항체치료제가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켄타우로스 변이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린 BA.2 변이보다 스파이크 유전자 변이가 8개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전파력과 면역 회피성이 더 강하다. 현재까지 국내에선 9명이 켄타우로스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집계됐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가 켄타우로스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중화능 검증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렉키로나는 오미크론과 하위 변이에 중화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현재는 국내 처방과 수출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켄타우로스 변이에 대한 렉키로나의 치료 효능을 자체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효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방역당국과 협조해 코로나19 방역 취약 계층에 즉시 투여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켄타우로스 변이에 렉키로나가 효능을 보인 것은 특정 아미노산 변이 유무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렉키로나가 오미크론에 힘을 쓰지 못한 건 ‘Q493’이라는 아미노산이 변하면서다. 이 때문에 치료제(항체)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달라붙어 공격하지 못했다. 그런데 켄타우로스 변이에서는 이 아미노산 변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