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원전 강화 정책을 이행할 한국수력원자력 신임 사장에 황주호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와 이종호 전 한수원 기술본부장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2012년 이후 줄곧 정부 관료 출신이 사장에 올랐던 한수원이 10여 년 만에 비관료 출신 사장을 맞이할 전망이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황 교수와 이 전 본부장을 최종 후보로 압축하고 인사 검증을 진행 중이다. 황 교수는 국내 최고의 사용 후 핵연료 전문가로 꼽힌다. 국가에너지위원회 등 각종 민관 위원회에서 원전 전문가로 참여해 왔다. 한수원에서도 혁신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2019년)과 원전안전자문위원장(2021년)을 맡았다.

이종호 전 한수원 기술본부장은 탈원전 정책 반대에 앞장선 원전 전문가라는 점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때는 윤석열 캠프에 합류해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와 함께 에너지 정책 수립에 기여했다.

공운위는 인사 검증을 마치는 대로 이달 말까지 두 명의 후보를 최종 확정해 한수원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후 한수원은 주주총회를 열고 단수 후보를 선정한 뒤 정부의 승인 절차를 거친다. 정부 관계자는 “신임 사장이 탈원전 정책으로 궤도를 이탈한 한수원의 역할을 하루빨리 재정립해야 하는 만큼 조속히 인사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