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기다릴 만큼 기다려' 발언에도 "노동자들, 참을 만큼 참아" 반박
'대우조선 파업 TF' 구성…"尹대통령 무능함에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野, 대우조선 파업 공권력 투입 시사에 "제2의 용산참사 예견"(종합)
더불어민주당은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의 파업에 공권력 투입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제2의 용산참사, 제2의 쌍용차 사태와 같은 참사가 예견된다"고 경고음을 울렸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이 불법 상황을 종식해야 한다고 하자마자 정부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장은 "대우조선 파업 문제가 단순한 원·하청 간 노사 문제가 아니라 대우조선의 누적된 적자, 현대중공업과의 합병, 다단계 하청, 저임금 노동 구조 등 여러 가지가 복합된 문제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정부가 이렇게 대처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궁극적으로 공권력 투입 방식이 아니라 대화로 풀어나가도록 우리 당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사회의 첨예한 이견을 조정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겨야 하는 자리 아니냐"며 "안전하게, 가급적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도록 조정할 능력을 보여줘야지 공권력 투입으로 정리하겠다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도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180㎝의 남성 노동자가 사방 1m의 철제 감옥에 스스로를 가둘 수밖에 없는 참담한 삶에 대해 국민들도 우려가 크다"며 "불법을 운운하며 노동자들을 때려잡는 데에만 골몰한다면 상당히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민정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16명을 살해한 무도한 살인자의 인권을 주장하며 말도 안 되는 안보 파탄을 자처하는 윤석열 정부는 무더위에 28일째 철제 감옥에 갇혀 농성 중인 하청노동자의 인권에는 '불법파업 엄단'으로 대응했다"며 "윤 대통령은 대우조선 노동자들이 그동안 얼마나 참을 만큼 참아왔는지 알고나 있느냐"고 따졌다.

이날 윤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 문답에서 공권력 투입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국민이나 정부나 다 많이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당권주자인 박용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원·하청 구조 등 근본적 문제 해결이 우리 노동시장과 산업현장에 필요함에도 이 부분은 외면하고 과거 이명박 정부 때 쌍용차 진압하듯 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오른손엔 한동훈, 왼손엔 이상민으로 대한민국을 검경 독재국가로 끌고 가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도 윤 대통령의 무능함에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

정치적 타협과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는 대통령은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고 직격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도 만들어 대응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연일 강경 대응을 예고하며 발언 수위를 높이자 이에 각을 세우면서 대안 야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전날에도 을지로위원회 차원에서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을 방문해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이 원내대변인은 "현재 우리 당 을지로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맡고 있지만, 당 차원의 TF를 구성하는 것이 좋겠다는 논의가 진행됐다"며 "20일께 비대위 회의의 안건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원이 구성되면 정무위, 산자위, 환노위 등 3개 상임위가 종합적으로 문제를 들여다보고 합리적 해결 방안을 만들어야 하는 문제"라며 "공권력 투입 방식이 아니라 모두가 윈윈할 방법을 슬기롭게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