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화의 매트릭스로 보는 세상] 신발전문 구멍가게의 2022년 위기분석 SWOT
요즘 어딜 가나 한숨에 걱정 섞인 말들만 오간다. 구멍가게를 가고 코로나와 우크라이나전쟁 이야기이다. 다행히도 비바미의 매출은 전년 대비 조금 늘었다. 그렇지만 재고량과 비교하면 영업효율은 다소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 불안하다. 무엇을 해야 하나? 다가오는 위기 상황을 잘 회피하고, 기회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장돌뱅이는 늘 걱정이 앞선다. 유튜브를 보면 경제에 관한 이야기는 한국도 아닌 미국 중앙은행의 누구누구 하는 총재가 뭐라 뭐라고 했다고 하며 그에 대한 장황한 설명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이 상황에서 마음이 편할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SWOT 분석을 해보려고 한다.


기회 :
새로운 시장을 발견했다. 찾았다기보다는 그 시장이 나에게 왔다. 현재하고 있는 신발 시장과 유사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해서 처음에는 신제품 개발에 망설였다. 그 시장을 뒷받침하는 대체 의학적 이론도 최근에 나와 믿지 않는 사람도 있고 콧방귀 뀌며 반대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효용에 대한 실증 자료는 꽤 많다. 거의 1년에 걸쳐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있다. 기대가 크다. 게다가 중국 협력사가 대단히 협조적으로 되었다. 이는 미국 바이든 형님 덕분이라고 봐야 한다, 많은 가격 인상 요인에도 불구하고 구매가격은 아직 오르지 않았다. 환율 때문에 수입 가격이 높아졌을 뿐이다.

위기 :
위기는 늘 위기니, 특별하게 위기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위기가 아닌 적이 없으니 위기 상황이다. 우선 경쟁자가 나타났다. 꽤 강력하다, 나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상대는 규모, 인력, 자금, 그리고 신발 시장 경험에서 나보다 훨씬 앞선다. 그들이 신발을 세련되게 만들고 모델도 다양화시키면서 소비자들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있다. 그만큼 한 제품당 소비는 줄어들고 만들어야 하는 발볼넓은 구두, 헬스운동화의 종류는 늘어난다. 더 큰 걱정은 경제 상황 악화이다. 코로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고, 우크라이나전쟁으로 인한 후폭풍, 한국 정치에 대한 불안감은 사람들을 움츠러들게 한다.

강점 :
구멍가게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순발력이다. 비바미도 뭔 일이 생기면 오래 고민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고 회장님(마누라)께 말씀드리고 그대로 실행한다. 그러다 잘못되면 내 돈으로 때운다. 다행히도 작은 위험은 감내할 정도가 되어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있다. 게다가 인건비 들어가지 않고, 우리 집에서 장사하니 임대료나 인건비가 들어가지 않는다. 원래 저렴하게 팔아 버릇해서 신제품이 나와도 값을 높이 부르지 않는다. 적게 남기고 우리 제품 좋아하는 분들에게 오래 팔고, 같이 잘 살자 주의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정형외과나 한의원에서 추천받았으니 값이 엄청나게 클 것이라 지레 겁먹던 사람도 가격을 듣고는 안심하는 ‘휴~’소리가 들린다. 물건이야 벌써 비슷한 제품을 10년 이상 팔아왔으니 아는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다.

약점 :
구멍가게의 약점은 어디서나 같다. 돈과 인력이 부족하고, 게다가 비바미는 재고 저장 공간이 부족하다. 더 늘리려면 큰돈이 들어가야 한다. 중국과 환율 상황이 불안하다 보니 국내서 만들든, 중국에서 만들든 재고를 무조건 늘린 탓도 있고, 더 만들 신제품도 여럿인데 공간이 없다. 창고에는 발볼넓은 운동화, 무지외반증 구두, 지간신경종 신발, 제로드롭 베어풋 헬스운동화로 가득 차 있다. 자금은 환율이 오를 것에 대비해 달러를 사두었다. 그러다 보니 자금이 부족하고, 달러는 앞으로도 되도록 더 쓰지 않으려고 한다.


일단은 위기를 넘어가기 위해 제품 다양화와 새로운 시장 개발, 예를 들면 #족저근막염운동화 시장, #맨발 걷기 경등산화, #발볼넓은구두 등을 더 만들어 보려고 한다. 하지만 제품개발만으로는 안 된다. 거시적 상황에 잘 대처해야 한다. 지금에서 환율이 더 오르면 진짜 어려워진다. 가서 푸틴 형님에게 전쟁 빨리 끝내시고, 바이든 형님에게는 한-미 통화스와프 왕창 많이 해달라고 해야겠다. 그래야 환율이 안정되고 수입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 일본 기시다 형에게도 한국제품 수입을 막지 말라고 해봐야겠다. 일본은 은근히 한국제품을 막는다.

앞으로 #SWOT을 채울 방법을 고민하고, 실행해야 그나마 먹고사는 데 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잘하자.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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