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서는 기존 입장 재확인
'과방위 사수' 의지 부각…행안위 대신 다른 상임위 검토 가능성도
민주, 원구성 막판 고심…과방·행안 사수기조 미세조정 할까(종합)
여야 간 상임위 배분을 둘러싼 원 구성 협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막판까지 어느 상임위를 확보할지 협상 전략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를 양보한 만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행정안전위원회만큼은 반드시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과방위는 방송·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행안위는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는 게 민주당의 논리다.

민주당은 현재까지 이 같은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19일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박홍근 원내대표를 만난 뒤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과방위·행안위 부분에 이견이 있나'라는 물음에 "그렇다.

그 부분이 정리가 안 된다"라고 대답했다.

민주당이 여전히 '과방위·행안위 사수'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그러나 원 구성 협상 교착이 장기화하면서 야당이 한 번 더 양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론을 부각하려면 '원내 투쟁'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속히 국회가 가동되도록 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원 구성 협상이 진전이 없으니 어쨌든 이를 풀고자 하는 생각으로 다른 카드를 검토할 가능성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전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과방위와 행안위 중 좀 더 비중을 두는 상임위를 민주당이 차지하고 한 쪽을 내줄 가능성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과 경찰 장악에도 모자라 언론·방송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좌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여당과 정부의 오만과 독주를 제대로 견제하고 언론의 중립을 지킬 수 있도록 원 구성 협상을 제대로 마무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과방위를 가져오는 데 좀 더 방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 경우 민주당으로서는 행안위를 여당에 양보하고 다른 상임위를 확보하는 등의 대안을 검토하는 전략도 염두에 둘 가능성이 있다.

법사위를 양보한 가운데 반대급부 없이 '과방위·행안위 사수' 기조마저 맥없이 포기하게 되면 원내지도부로서도 당내 구성원의 반발을 맞닥뜨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 관련 전권을 원내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여전히 행안위·과방위를 놓고 국민의힘과 줄다리기하고 있다고 알렸고, (의원들은) 지도부가 잘 판단해 마무리 지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결국 향방은 박홍근 원내대표의 선택에 달린 셈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행안위·과방위를 어느 당이 맡을지를 두고 한 발자국도 디디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다만 21일까지는 정리되겠다.

더 끌면 모두에게 부담"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