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 언급 놓고 '원톱' 권성동 직격 한발 물러선 권성동, 정면충돌 피해…'權 직대체제' 내부 견제도
국민의힘 친윤계 핵심인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 간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18일 또다시 불거졌다.
지난 15일 오찬 회동을 통해 불화설 진화에 나선 지 불과 사흘만이다.
대통령실 '사적채용' 논란을 둘러싼 권 대행의 대응 방식을 놓고 장 의원이 작심한 듯 공개 경고장을 내밀면서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내 '원톱'인 권 대행을 향해 "말씀이 무척 거칠다", "국민들은 말의 내용뿐만 아니라 태도를 본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엄중하고 막중한 책임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길 바란다"며 직격했다.
앞서 윤 대통령 강릉 지인 아들의 대통령실 채용 사실을 두고 '사적채용' 논란이 불거지자 권 대행이 "내가 추천한 인사"라고 불을 끄는 과정에서 '장 의원에게 압력을 가했다',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다',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 등의 언급을 내놓은 것을 두고서다.
이에 재충돌 우려가 제기되며 긴장감이 고조됐으나 권 대행은 즉각 "장 의원의 지적에 대해 겸허히 수용한다"며 몸을 낮췄다.
권 대행이 확전을 자제하면서 두 사람 간 정면충돌은 피해간 모양새다.
장 의원 역시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자신의 페이스북 메시지에 대해 "정치적으로 확대해석은 하지 말아달라"며 확전을 경계했다.
이미 여권 일각에서 권 대행의 '사적채용' 논란 관련 일부 해명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 만큼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해 권 대행과 당 전체를 위한 '충정'에서 이 같은 작심 발언에 나섰다는 것이 장 의원의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 대행도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장 의원의) 충정으로 봤기 때문에 그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이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은 친윤 그룹 핵심인 두 사람이 반목하는 모습이 여론에 곱게 비칠 리 없다는 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날 장 의원의 '페이스북 경고장'은 가까스로 봉합되는 듯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아슬아슬한 살얼음판을 걷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해석도 여권 안팎에서 나온다.
앞서 친윤그룹 의원들이 주도하는 민들레 모임 결성, 이준석 대표 징계 후 당 진로 등을 둘러싸고 균열을 노출했던 '브라더' 두 사람이 결국 제 갈 길을 가는 각자도생의 수순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직무대행 체제를 공고히 한 뒤 비대위 전환 경로를 밟거나 직무대행 체제 6개월을 지속하려는 권 대행과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경쟁 구도를 조기에 끝내자는 장 의원의 입장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당내에선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로 발 빠르게 전환한 뒤에도 여전히 물밑 당권 경쟁의 연장선에서 권 대행을 향한 견제 움직임도 감지된다.
차기 당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기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권성동 대행 체제를 6개월 동안 지속하는 것이 맞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국회에서) 소수임에도 똘똘 뭉쳐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려면 임시체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권 대행이 비상 대권을 잡으며 여권 '원톱'으로 부상한 것에 대한 견제구로 해석됐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에 대한 경찰수사 결과가 발표된 뒤 당권경쟁 구도가 수면 위로 떠 오르면 '권성동 리더십'을 둘러싼 도전과 견제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때 당의 진로에 관해 입장차가 뚜렷한 권 대행과 장 의원이 근본적인 견해차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친윤 그룹 내 갈등도 또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