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7일 오후2시 국회서 출마선언…여의도에 캠프 사무실 마련 '전대 모드'
"책임은 문제 해결로"…'통합' 내세운 이재명에 비명계 "일종의 강압"
이동학·박지현 '젊은 민주당'으로 당권 도전
李 등판 확정에 비명계 합동공세…소장파도 당권 레이스 합류(종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오는 17일 당 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예고한 가운데 이 고문과 비명(비이재명)계 후보 간 전선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선두주자인 이 고문이 통합의 리더십을 외치는 반면,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을 비롯한 다른 당권주자들은 대선 패배 책임론 등을 내세워 대세론을 깨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기에 청년 정치인들도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며 세대교체론 역시 당권 레이스의 또 다른 화두가 될 조짐이다.

이 고문 측은 15일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17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출마선언 회견을 하겠다고 공지했다.

이미 여의도 대하빌딩에 캠프 사무실을 마련해 전대 모드에 돌입한 모습이다.

대선 및 지방선거 책임론과 함께 출마에 반대하는 여론이 거셌던 만큼 이 고문의 출마선언문은 분열을 극복하고 통합해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전날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인 전해철 의원을 따로 만난 것 역시 자신의 출마와 관련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계파 간의 거리감을 좁히려는 행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고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책임은 '회피'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중점이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책임론'을 정면 돌파하고 전면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맞서 97그룹 의원들(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을 비롯한 비명계 후보들은 이 고문이 과연 통합의 적임자인지 의문을 제기하며 '반명' 전선을 형성한 분위기다.

강병원 의원은 통화에서 "이 고문의 통합은 반성도, 평가도 없이 힘이 센 자기 아래로 도열하라는 의미"라며 "침묵을 강요하는 일종의 강압"이라고 비판했다.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이 큰 이 고문이 제대로 반성하지 않고서는 통합의 리더십을 수행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용진 의원도 "통합을 하겠다면 당이 이렇게까지 온 데 대한 책임 소재를 정확히 따져야 한다"라며 "다른 견해에 귀를 닫는 게 통합으로 가는 길인가"라고 반문했다.

강훈식 의원은 "어느 계파와도 이야기할 수 있는, 계파색이 옅은 사람이 통합의 적임자"라며 "집단의 이해에서 자유로운 사람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고문이 당권을 쥐었을 때 새로운 주류인 친명계 위주로 당이 재편되고 다양성이 위축되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이 같은 논리에 세대교체론을 내세워 97그룹이 이 고문의 대항마를 자처하는 가운데 청년 정치인들도 '젊은 민주당'을 무기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전대 레이스에 가세했다.

李 등판 확정에 비명계 합동공세…소장파도 당권 레이스 합류(종합)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상대방이 못하기만을 기대하는 기득권 정치를 바꾸고 정치의 복원에 새로운 주체들이 나서겠다"며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언제까지 청년이 잠재력 있는 다음 세대여야 하는가"라며 "과거의 주역이 아닌 미래의 주역이 앞장서야 물꼬가 트인다"고 강조했다.

출마 자격 논란이 인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당 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청년의 도전이 넘치는 '더 젊은 민주당'을 만들겠다"라며 "아름다운 용퇴로 미래 정치를 만드는 데 기여해 달라고 선배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李 등판 확정에 비명계 합동공세…소장파도 당권 레이스 합류(종합)
다만, 당내에서는 애초에 출마 자격이 없는 박 전 위원장의 행보에 비판적인 시선이 다수인 분위기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박 전 위원장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겠다"라며 "(그와 관련한 사항은) 더는 물어보지 말라"고 했다.

당권 주자인 김민석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박 전 위원장은 정치를 잘못 배웠다"라며 "자기 입장만 내세워 상식을 무시하는 억지가 무슨 청년 정치고 혁신인가"라고 비난했다.

대신 최재성 전 의원의 경우 "박 전 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을 열어주고 당원과 국민의 평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며 "가능성 자체를 봉쇄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자칫 20대 청년 여성을 비대위원장으로 써먹고 버리려 한다는 오해도 받을 수 있다"고 반론을 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