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대이동의 시대·스페인의 역사·출생을 넘어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 대이동의 시대 = 파라그 카나 지음. 박홍경 옮김.
수 세기 동안 인류는 이곳에서 저곳으로 꾸준히 이동해 왔다.
누군가는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이동하는 게 '비정상'적이지 않냐고 물을 수 있지만, 국제 관계 전문가인 저자는 이동이 기후 변화에 대한 오래된 대응이자 꼭 필요한 생물학적 원칙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2050년 우리는 어디에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산업, 생태, 인구 구조, 기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급격한 변화가 진행되면서 우리가 사는 동안 훨씬 많은 사람이 여러 곳으로 빈번하게 이동할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수십억 인구가 다른 지역으로 떠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생존 문제 앞에서 이주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주장하며 어떤 지역이 버려지고 어떤 지역이 새로운 정착지가 될지, 어떤 나라가 이주를 받아들일지 등을 다양한 예시로 설명한다.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한 '차세대 글로벌 리더'이자 여러 정부와 기업에서 자문위원으로 일한 저자가 다음 단계의 인류 문명이 어떠할지 제시하는 비전을 눈여겨볼 만하다.
비즈니스맵. 448쪽. 1만9천원. ▲ 스페인의 역사 = 브라이언 캐틀러스 지음. 김원중 옮김.
이베리아반도를 둘러싼 기존 역사적 서술 관점을 비판하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책이다.
책은 8세기 초 무슬림이 이베리아반도에 처음 들어온 이후부터 17세기 초 완전히 쫓겨 나갈 때까지 스페인 특히 알 안달루스(al Andalus) 지역에서 일어난 역사를 다룬다.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스페인 또는 알 안달루스 역사의 중심에 종교가 자리하고 있다고 보지만, 저자는 이런 이념이 아니라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스페인 역사를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특히 무슬림과 기독교도 지배자들이 '정치적 편의'에 따라 움직였다고 설명한다.
이베리아반도의 무슬림과 기독교도들은 전쟁을 치르기보다는 평화롭게 지내면서 보낸 시간이 많았고 서로 상대편과 싸우는 것 못지않게 자기들끼리 싸우면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이베리아반도 주민들을 무슬림, 기독교도, 유대인 등으로 구별할 게 아니라 종교적이기는 하지만 자신들의 이익과 복지에 관심을 두는 '같은' 사람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서출판 길. 624쪽. 4만2천원. ▲ 출생을 넘어서 = 황경문 지음. 백광열 옮김.
중인, 향리, 서얼, 무반, 서북인 등 '제2 신분집단'을 역사적으로 연구한 책이다.
조선시대 신분사회가 출생, 이른바 혈연에 전적으로 의존했다면 제2 신분집단으로 불린 이들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전반에 새로운 엘리트층으로 떠오르며 주목받았다.
책은 일본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위협이 거세지던 시기에 이들이 어떻게 수 세기에 걸친 사회 위계를 전복할 수 있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신분 상승에 성공했는지 집중적으로 다룬다.
특히 제2 신분집단의 부상에 따라 출생을 넘어 개인이 성취할 수 있는 경제적 부(富)나 학력이 사회적 지위가 되는 점을 짚으며 이들이 한국의 근대성에 중요한 자취를 남겼다고 강조한다.
호주국립대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의 역사를 연구해 온 저자는 제2 신분집단의 후손이 현대 한국이라는 국가와 사회가 출현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고찰한다.
너머북스. 584쪽. 3만2천원.
/연합뉴스
수 세기 동안 인류는 이곳에서 저곳으로 꾸준히 이동해 왔다.
누군가는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이동하는 게 '비정상'적이지 않냐고 물을 수 있지만, 국제 관계 전문가인 저자는 이동이 기후 변화에 대한 오래된 대응이자 꼭 필요한 생물학적 원칙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2050년 우리는 어디에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산업, 생태, 인구 구조, 기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급격한 변화가 진행되면서 우리가 사는 동안 훨씬 많은 사람이 여러 곳으로 빈번하게 이동할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수십억 인구가 다른 지역으로 떠나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생존 문제 앞에서 이주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주장하며 어떤 지역이 버려지고 어떤 지역이 새로운 정착지가 될지, 어떤 나라가 이주를 받아들일지 등을 다양한 예시로 설명한다.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한 '차세대 글로벌 리더'이자 여러 정부와 기업에서 자문위원으로 일한 저자가 다음 단계의 인류 문명이 어떠할지 제시하는 비전을 눈여겨볼 만하다.
비즈니스맵. 448쪽. 1만9천원. ▲ 스페인의 역사 = 브라이언 캐틀러스 지음. 김원중 옮김.
이베리아반도를 둘러싼 기존 역사적 서술 관점을 비판하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책이다.
책은 8세기 초 무슬림이 이베리아반도에 처음 들어온 이후부터 17세기 초 완전히 쫓겨 나갈 때까지 스페인 특히 알 안달루스(al Andalus) 지역에서 일어난 역사를 다룬다.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스페인 또는 알 안달루스 역사의 중심에 종교가 자리하고 있다고 보지만, 저자는 이런 이념이 아니라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스페인 역사를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특히 무슬림과 기독교도 지배자들이 '정치적 편의'에 따라 움직였다고 설명한다.
이베리아반도의 무슬림과 기독교도들은 전쟁을 치르기보다는 평화롭게 지내면서 보낸 시간이 많았고 서로 상대편과 싸우는 것 못지않게 자기들끼리 싸우면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이베리아반도 주민들을 무슬림, 기독교도, 유대인 등으로 구별할 게 아니라 종교적이기는 하지만 자신들의 이익과 복지에 관심을 두는 '같은' 사람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서출판 길. 624쪽. 4만2천원. ▲ 출생을 넘어서 = 황경문 지음. 백광열 옮김.
중인, 향리, 서얼, 무반, 서북인 등 '제2 신분집단'을 역사적으로 연구한 책이다.
조선시대 신분사회가 출생, 이른바 혈연에 전적으로 의존했다면 제2 신분집단으로 불린 이들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전반에 새로운 엘리트층으로 떠오르며 주목받았다.
책은 일본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의 위협이 거세지던 시기에 이들이 어떻게 수 세기에 걸친 사회 위계를 전복할 수 있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신분 상승에 성공했는지 집중적으로 다룬다.
특히 제2 신분집단의 부상에 따라 출생을 넘어 개인이 성취할 수 있는 경제적 부(富)나 학력이 사회적 지위가 되는 점을 짚으며 이들이 한국의 근대성에 중요한 자취를 남겼다고 강조한다.
호주국립대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의 역사를 연구해 온 저자는 제2 신분집단의 후손이 현대 한국이라는 국가와 사회가 출현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고찰한다.
너머북스. 584쪽. 3만2천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