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문학상 당선 강성봉 작가 "사람들의 생명력에 주목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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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카지노 베이비 출간'…카지노 특구 된 탄광촌 아이 성장기
10여 년 경력 출판사 편집자…"땅에 발붙인 작품 쓸 것"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도 있고, 잘 되다가 망하기도 하죠. 그런 사회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생명력을 갖고 끝까지 살아가는 것에 주목했어요.
위로나 희망보다는 어떻게 할 건지 질문을 한번 던져보고 싶었어요.
"
장편소설 '아이들의 땅'(출간작 '카지노 베이비')으로 제27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강성봉(43) 작가는 1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며 이렇게 말했다.
소설은 카지노 특구에서 나고 자란 전당포 집 아이의 성장기를 그린다.
탄광촌이었다가 카지노 마을이 된 도시 '지음'을 배경으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희로애락과 도시의 흥망성쇠를 아이의 눈으로 조망한다.
'나'의 기억과 회상, 상상을 통해 지음과 지음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서영인 문학평론가 등 8명의 심사위원은 "안정적인 서사 구조, 매력적인 캐릭터와 더불어 사람과 장소의 내력을 살뜰히 아우르는 작가의 넓고 깊은 사유가 돋보인다"며 응모작 171편 중 강 작가의 소설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그는 10여 년간 출판사에서 여러 책을 펴낸 현직 편집자다.
다른 사람의 책을 편집하는 게 주업이지만, 일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썼다.
2018년께 목차를 먼저 잡고 코로나19 시기에 살을 붙였다.
매일 아침 1시간씩 약 2년간 글을 썼고, 3시간씩 출퇴근을 하며 수정하고 다듬었다.
강 작가는 "탄광 위에 카지노가 지어졌는데, 탄광 아래로 카지노가 무너지는 상상이 소설의 아이디어였다"며 "어린 시절 (강원) 사북에서 2년 살았고, 청년 시절 잠깐 일하면서 왔다 갔다 했다.
예전 기억에 몇 가지 풍경이 겹쳐 보이면서 카지노가 무너지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가운데 주식과 부동산,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휘몰아치던 때 이 소설을 썼다.
지음은 탄광 위의 도박장, 즉 산업화 시대의 기반 산업 위에 올라탄 투기와 유흥 산업의 기이한 구조, 침체한 상황에서도 투자 활기만은 넘쳐나던 팬데믹 당시의 사회 분위기 등이 반영된 공간이다.
처음엔 어른과 아이 2명을 화자로 내세워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했다.
소설의 3분의 2 정도를 쓴 시점에서 편집자 출신 아내로부터 "어른이 화자로 나온 부분은 재미가 없다"는 말을 듣자 아이의 마음에 집중하기 위해 어른 부분을 버리고 다시 쓰게 된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또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읽히는 장편이 저절로 쓰이는 게 아니다"라며 "아주 많은 수정, 구성에 대한 고민, 생각 등이 필요한데 하나의 완결된 장편을 만든다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단순한 표현을 바꿀 때가 아니라 구성 등을 변경할 때마다 작업용 파일명에 숫자를 덧붙여가며 34번이나 고쳤다,
소설가의 길에 막 들어선 강 작가의 향후 목표는 "땅에 발붙인 작품을 쓰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문턱에 낮은 글을 쓰고 싶다는 포부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일하거나 쉽게 쓰겠다는 취지는 아니다.
"사회의 진실을 향해 가면서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작품을 쓰고 싶다"는 게 그의 속내다.
/연합뉴스
10여 년 경력 출판사 편집자…"땅에 발붙인 작품 쓸 것"

위로나 희망보다는 어떻게 할 건지 질문을 한번 던져보고 싶었어요.
"
장편소설 '아이들의 땅'(출간작 '카지노 베이비')으로 제27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강성봉(43) 작가는 1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며 이렇게 말했다.
소설은 카지노 특구에서 나고 자란 전당포 집 아이의 성장기를 그린다.
탄광촌이었다가 카지노 마을이 된 도시 '지음'을 배경으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희로애락과 도시의 흥망성쇠를 아이의 눈으로 조망한다.
'나'의 기억과 회상, 상상을 통해 지음과 지음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서영인 문학평론가 등 8명의 심사위원은 "안정적인 서사 구조, 매력적인 캐릭터와 더불어 사람과 장소의 내력을 살뜰히 아우르는 작가의 넓고 깊은 사유가 돋보인다"며 응모작 171편 중 강 작가의 소설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그는 10여 년간 출판사에서 여러 책을 펴낸 현직 편집자다.
다른 사람의 책을 편집하는 게 주업이지만, 일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썼다.
2018년께 목차를 먼저 잡고 코로나19 시기에 살을 붙였다.
매일 아침 1시간씩 약 2년간 글을 썼고, 3시간씩 출퇴근을 하며 수정하고 다듬었다.

예전 기억에 몇 가지 풍경이 겹쳐 보이면서 카지노가 무너지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유행하는 가운데 주식과 부동산,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휘몰아치던 때 이 소설을 썼다.
지음은 탄광 위의 도박장, 즉 산업화 시대의 기반 산업 위에 올라탄 투기와 유흥 산업의 기이한 구조, 침체한 상황에서도 투자 활기만은 넘쳐나던 팬데믹 당시의 사회 분위기 등이 반영된 공간이다.
처음엔 어른과 아이 2명을 화자로 내세워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했다.
소설의 3분의 2 정도를 쓴 시점에서 편집자 출신 아내로부터 "어른이 화자로 나온 부분은 재미가 없다"는 말을 듣자 아이의 마음에 집중하기 위해 어른 부분을 버리고 다시 쓰게 된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또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읽히는 장편이 저절로 쓰이는 게 아니다"라며 "아주 많은 수정, 구성에 대한 고민, 생각 등이 필요한데 하나의 완결된 장편을 만든다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단순한 표현을 바꿀 때가 아니라 구성 등을 변경할 때마다 작업용 파일명에 숫자를 덧붙여가며 34번이나 고쳤다,
소설가의 길에 막 들어선 강 작가의 향후 목표는 "땅에 발붙인 작품을 쓰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문턱에 낮은 글을 쓰고 싶다는 포부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일하거나 쉽게 쓰겠다는 취지는 아니다.
"사회의 진실을 향해 가면서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작품을 쓰고 싶다"는 게 그의 속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