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등록문화재 등록 예고…해관 보고문서·유네스코 회관은 등록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며 농촌 보건위생을 위해 헌신한 고(故) 이영춘(1903∼1980) 박사가 쓴 진료 일지 등이 등록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이영춘 박사가 기록한 '자혜진료소 일지', '개정중앙병원 일지', '농촌위생연구소 일지' 등 관련 기록물 3건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한다고 14일 예고했다.

평안남도 출신인 이 박사는 한국인 최초의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인물로, 해방 후 전북 군산에 개정중앙병원을 설립하고 농민 치료와 주민 교육에 평생을 바쳤다.

자혜진료소 일지는 이 박사가 1935년 일본인이 경영하는 군산 구마모토 농장의 의료원 자혜진료소 소장으로 부임한 뒤 농장 소작인 2만여 명을 진료하면서 쓴 기록이다.

개정중앙병원 일지는 진료소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입원환자나 수술환자를 위해 세워진 개정중앙병원에서 작성한 진료 기록으로, 당시 농촌 주민의 건강 상태와 의료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박사가 1948년 농촌위생연구소를 설립한 뒤 쓴 일지는 기생충, 결핵, 전염병 등으로부터 농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펼친 각종 농촌위생사업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공중보건 의료사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번에 '이영춘 농촌위생 진료 기록물'이라는 명칭으로 등록 예고된 기록물은 30일간의 예고기간에 각종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 등록 여부가 확정된다.

문화재청은 '해관(海關) 보고문서(인천, 부산, 원산)', '유네스코 회관' 등 2건의 문화재 등록도 확정했다.

해관 보고문서는 1880∼1890년대 개항장에서 세관 업무를 맡은 인천해관, 부산해관, 원산해관이 중앙의 총 해관에 보고한 문서다.

해관은 세관(稅關)의 중국식 표현이다.

관세, 항만 축조, 조계지 측량, 검역, 해관 행정 관련 업무 상황을 기록한 문서와 해관 청사 도면 등이 남아 있다.

1886년 콜레라 유입 차단을 위해 내린 예방 검역 지침도 알 수 있는 자료다.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유네스코 회관은 각종 회의와 학술 토론회를 열며 국제활동 거점으로 삼았던 장소로, 근현대기를 거치며 교육·과학·문화 활동의 산실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1967년 준공된 이 건물은 당시로서는 드물게 강철 기둥에 유리로 외벽을 세우는 방식의 '커튼월 공법'을 적용했는데, 현대 건축 기법이 적용된 초기 건축물로서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이달 15일 오전 11시 유네스코 회관에서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증을 전달하는 기념식을 연다.

/연합뉴스